해외 자원개발 투자, 한국 -1 vs 중국 27

'사정 드라이브'에 올스톱
저유가·원고 기회 못살려
국제 유가가 정점을 찍고 하락한 지난 3년간 중국은 세계 27개 자원회사와 유전의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은 같은 시기 해외자원개발 공기업에 대한 ‘사정 드라이브’로 신규 투자를 중단한 채 오히려 갖고 있던 유전을 되판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한국석유공사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12년부터 올 2월까지 CNPC(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 CNOOC(중국해양석유) 등 국영기업을 통해 27개 외국 석유개발회사와 유전 지분을 매입했다. 여기에 투자한 돈만 597억달러(약 69조원)에 달한다.한국은 이 기간 석유공사가 보유하고 있던 캐나다 정유공장인 노스아틀랜틱파이닝(NARL)을 매각했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유전 가격이 떨어진 상황에서 중국은 해외자원 투자에 꾸준히 나선 반면 한국은 투자 호기(好機)를 못 살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의 해외자원개발 투자가 중단된 것은 에너지·자원 공기업에 대한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주장한다.

감사원은 2013년부터 해외자원개발을 주도한 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등 세 개 공기업을 대대적으로 감사하고 있다. 검찰도 해외자원개발에 나섰던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과 김신종 전 광물자원공사 사장을 배임 혐의로 수사 중이다. 정부가 공기업 부채 감축을 위해 자산 매각을 종용하는 것도 해외자원 투자를 위축시킨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