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에 강한 신문 한경 JOB] 잘할 수 있는 일을 택하세요…'3포'가 3득으로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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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6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이 '취준생'에게얼마 전 인터넷을 통해 웃픈(?) 표현을 접했다. ‘3포 세대(연애, 결혼, 출산 포기)’라는 말이 유행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내집 마련, 인간관계 포기를 더한 5포 세대, 희망과 꿈까지 포기한 7포 세대라는 신조어도 나왔다는 것이다. 웃을 수만은 없는 얘기였다.
그만큼 요즘 우리 청년들이 진로와 미래에 대한 근심으로 힘들어한다는 방증이다. 부모 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여러분에게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모든 일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다. 그림자를 볼지 빛을 볼지는 각자 선택의 문제다. 3포, 5포, 7포를 3득(得), 5득, 7득으로 “여러분은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니까 청춘이다.인생의 목표를 정하고 본격적으로 걸음을 내딛는 순간이 바로 사회 진출 시기다. 직업의 세계로 들어가 생존을 위한 경제활동을 시작하고 한 사람의 개인으로서 자립적 사고, 자립적 경제활동을 펼치게 된다. 어떤 직업을 선택하든 그동안 배우고 준비해온 기량을 발휘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까. 흔히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한다. 그것도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일에서 성과를 거두거나 일정 목표를 달성하려면 특별한 재능을 타고났거나 각별한 노력과 인내가 뒷받침돼야 한다. 피겨 여왕 김연아는 1년에 1700시간 연습하면서 1800번 이상 넘어졌다고 한다. 발레리나 강수진은 남들이 2~3주에 한 번 갈아 신는 토슈즈를 하루 네 켤레씩 갈아 신고 하루 19시간 연습에 몰두했다.
아이돌그룹 EXO의 카이도 연습생 기간 춤 연습에만 2만시간가량 투자했다. 특별한 재능을 지닌 이들조차 피나는 노력과 장시간 투자를 통해 성공했는데 하물며 의욕과 노력만으로 성공하려면 얼마나 많은 난관이 따르겠는가.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삼겠다는 것이 의미는 있지만 과연 몇 명이나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 준비과정에서 겪을 경제적 자립, 보내야 할 수많은 시간들, 정신적 스트레스의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그렇다면 좀 더 바람직한 직업이란 남보다 잘할 수 있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것일 테다. 같은 시간을 투자해도 경쟁력이 있어 성과를 내고,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아 적절한 보수를 받을 수 있다. 물론 잘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모두를 충족하는 직업을 가졌다면 정말 행복하고 대단한 사람이지만 그런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자신을 냉정히 분석하고 비교해 보라.
잘할 수 있는 일로 직업을 정했다면 현재 지닌 실력에 적합한 직장을 빠른 시간 안에 구하는 것이 우선이다. 원하는 직장으로 갈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면 바로 도전하면 되지만 만약 준비가 미흡하다면 현재 나에게 맞는 수준의 일을 구하고 그 일을 통해 실력을 키워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그 분야에서 인정받고, 가고 싶은 더 좋은 직장으로 이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취업 재수, 삼수하다가 백수가 되느니 이 방법이 훨씬 바람직하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어떠한가. 자신에게 물어보라. 어떤 직업을 갖고 싶은가. 나는 그 일을 하고 싶은 것인가 아니면 잘할 수 있는 것인가. 내가 원하는 것에 대한 준비는 돼 있는가. 인생은 자신의 것이다. 여러분은 인생의 로마로 가기 위해 어떤 길을 택하겠는가. 이 질문들에 대한 스스로의 대답이 여러분이 가야 할 바로 그 길이다.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은 삼성에서 37년 동안 근무하며 삼성종합기술원 관리부장, 삼성SDS 인사지원실장·교육본부장,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인사팀장, 삼성광통신 대표 등 주로 신설 조직의 초기 멤버로 참여하면서 인사 분야 전문가로 일했다. 지난해 11월 초대 인사혁신처장에 취임해 공직사회 혁신을 진두지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