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의 골프 재해석 (1)] 골프 실력은 미스샷에 대한 해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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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7
김헌의 골프 재해석
드라이버샷 OB 몇 번 났다고 스윙 교정?
스코어 욕심에 무리한 코스공략 탓일 수도

골프는 실수와 실패의 게임이다. 잘 치는 사람도 못 치는 사람도 열 번의 샷 가운데 마음에 드는 샷은 불과 한두 개다. 나머지는 다 실수요, 실패다. 못 치는 사람이 보면 잘 치는 사람의 샷은 거의 다 만족스럽지 않을까 싶겠지만 전혀 아니다. 여전히 마음에 드는 샷의 비율은 10% 언저리를 맴돈다. 실수가 없는 골프는 없다. 중요한 것은 그 많은 실수와 실패로부터 무엇을 얻느냐다.인생이 그렇듯 골프에서도 실패와 실수를 잘 해석하고 올바른 대안을 모색하면 성장과 발전의 길을 걷게 된다. 하지만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하거나 전혀 엉뚱한 해석으로 이상한 결론에 이른다면 성장은커녕 불행한 골프, 짐스러운 골프를 하게 된다. 스윙이나 샷은 시간이 지나고 연습량이 늘면서 점차 좋아지기 마련인데 실수에 대한 해석력을 키우지 않으면 골프가 맨날 그 모양 그 꼴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해석 능력이 바로 골프 실력’이라고 하는 것이다.

전자의 패러다임을 실수와 문제 샷에 대한 대증요법식 해석, 즉자적 해석이라 한다면 후자는 보다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묻는 것이다. 마음골프학교를 통해 많은 아마추어와 라운드하면서 보고 느낀 것은 ‘실패는 클럽을 들기 전에 이미 잉태된다’는 것이다. 드라이버를 치면 안 되는 곳에서 드라이버를 잡고, 우드를 치면 안 되는 상황에서 우드를 선택한다. 잘라 가거나 돌아가면 충분히 보기로 막을 수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샷으로 기어이 ‘양파(더블 파)’를 치고 만다. 그러고는 샷이 안 된다며 교정해달라고 떼를 쓴다. 샷은 도무지 안정될 날이 없고 몸 고생은 끊이지 않는다.
국내 레슨에선 대증요법식 해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방송과 인터넷에 넘쳐나는 레슨이 모두 그렇다. 더 끔찍한 것은 이른바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퍼뜨린 패러다임이 이제는 골퍼 전체에게 내재화돼 스스로도 그렇게밖에 골프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필자는 전혀 다른 해석으로 많은 골퍼를 행복한 골프의 세계로 안내한 실증적 경험을 가지고 있다. ‘골프의 재해석’을 통해 골프에서 맞닥뜨리는 여러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해보려 한다. 행복한 골프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