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눈부신 LED조명 시장

"친환경·사물인터넷과 접목…2020년 조명시장 84% 차지"
필립스 등 기존 강자들 앞다퉈 사업구조 개편 나서
LED(발광다이오드)가 조명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에너지 절감과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데다 사물인터넷 기술과 접목해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백열등 형광등 할로겐 등 기존 조명 수요가 위축되면서 사실상 독과점 지위를 누려왔던 글로벌 조명업체도 앞다퉈 사업 구조를 새로 짜고 있다.

미국 컨설팅업체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LED시장 규모는 323억달러(약 37조6460억원)로 전년 대비 35% 성장했다.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은 2019년이면 LED시장이 700억달러로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체 조명시장에서 LED가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50%에서 2020년 84%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효율성이 높은 LED가 전통적인 조명을 빠르게 대체할 것이라는 설명이다.LED 확산으로 조명시장 외연도 확대되고 있다. 기존 조명은 필라멘트에 의존해 빛을 생산하는 역할만 했다. LED는 사물인터넷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데이터 송수신 장치 역할까지 하고 있다. 실제 프랑스 북부 릴의 까르푸 매장은 사고 싶은 물건을 찾기 위해 휴대폰 안내만 따라가면 된다. 제품 위치를 알려주도록 LED 안에 센서를 내장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조명시장의 세대교체로 필립스, 제너럴일렉트릭(GE), 오스람 등 글로벌 강자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지역에서 기술력을 앞세운 저가 업체가 늘어나 글로벌 조명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수십년간 백열등 형광등 등 전통적 조명은 글로벌 조명업체의 핵심 사업이었다”며 “일정 시간이 흐르면 전구를 교체해야 하는 특성으로 손쉽게 독과점을 누려왔다”고 설명했다.상황이 이렇자 글로벌 조명업체들도 발빠르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 독일 지멘스는 2013년 오스람 조명 사업부를 분사했다. 네덜란드 필립스는 지난 3월 LED 부품과 자동차 조명사업 부문 지분을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수익성이 높은 가전과 헬스케어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김은정/나수지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