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콤달콤 과일 맛의 공습] 감자칩 시장에 불었던 '허니바람'…이젠 과일로 또 한번 돌풍 일으킨다

해태제과 허니통통 애플
출시 20일 만에 186만 봉지 팔려
허니통통 딸기 맛도 출시

롯데제과 바나나먹은 감자칩
튀기기 전 오븐에 구워
지방 함량 크게 줄이고 맛 살려

오리온 포카칩 라임페퍼
상큼한 라임맛과 후추 감칠맛
이색 조합으로 젊은층 공략
지난해 스낵시장을 달군 ‘허니’ 감자칩 경쟁이 ‘과일맛’ 감자칩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용하는 과일도 바나나, 사과, 라임 등으로 다양하다. 한 제과회사 관계자는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후 체리, 오렌지, 망고, 자몽 등 수입 과일을 구매하는 데 부담이 줄어 소비자의 입맛이 과일맛 제품에 친숙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해태제과가 내놓은 과일맛 감자스낵 ‘허니통통 애플’은 출시한 지 20일 만에 186만 봉지가 팔려 약 2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제과업계에서 히트제품으로 간주하는 월매출 10억원을 불과 20일 만에 3배 가까이 넘어선 것이다. 시간으로 환산하면 1초에 1봉지 이상 팔린 셈이다.
감자를 원료로 하는 과자에 과일맛을 적용한 것은 업계에서 처음이다. 그동안 과일의 상큼한 맛은 기름에 튀기는 감자스낵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편견이 강해 과일맛을 덧입힌 감자스낵은 볼 수 없었다. 이 관계자는 “고정관념을 깨야 비로소 제2의 허니버터칩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감자스낵 본연의 맛을 유지하면서 과일의 상큼함을 느낄 수 있는 최적의 배합을 찾기까지 6개월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허니통통 애플이 히트제품으로 시장에 안착한 것은 과일맛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처음에는 과일맛 감자스낵에 대한 호기심에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재구매 고객 비중이 빠르게 느는 추세”라며 “단맛 감자칩시장을 개척한 허니버터칩처럼 과일맛 감자스낵이라는 새로운 시장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해태제과는 딸기맛을 첨가한 ‘허니통통 딸기’를 후속으로 출시한 뒤 다른 과일맛 제품도 추가할 계획이다.롯데제과는 감자칩에 아카시아 꿀과 바나나맛 양념가루를 섞은 ‘바나나 먹은 감자칩’을 출시했다. 지난 4년간 바나나가 수입 과일 1위에 오르는 등 소비자의 선호가 높다고 판단한 게 바나나맛 제품을 내놓은 배경이다.

지방 함량을 크게 줄인 것도 ‘바나나 먹은 감자칩’의 특징이다. 칩을 튀기기 전 오븐에 구워 감자의 담백한 맛을 살리고 지방 함량은 낮췄다는 게 롯데제과의 설명이다. 바나나 먹은 감자칩의 지방 함량은 100g당 약 22g으로 일반적인 감자칩보다 30% 정도 낮다.

스낵 모양이 나뭇잎처럼 길쭉하고 볼륨감이 있으며 스낵 표면에 기포처럼 동그란 모양이 퍼져 있다. 평평한 면의 스낵을 베어 먹었을 때보다 감자칩의 바삭한 식감이 도드라진다고 롯데제과는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상큼한 과일맛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점에 주목해 집중적인 연구개발(R&D)을 거쳐 내놓은 신상품”이라며 “어린이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롯데제과는 이와 함께 생감자 맛을 그대로 살린 포테이토칩 ‘레이즈’에 과일맛 양념가루를 하나씩 붙여서 판매하고 있다. 양념가루는 딸기, 바나나, 사과 등 세 가지 맛으로 자신이 선호하는 과일맛 양념을 감자칩에 뿌려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롯데제과는 두 제품 외에도 지속적으로 과일맛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롯데와 해태는 허니 감자칩에 이어 과일맛 감자칩으로 다시 한번 격돌이 불가피해졌다.

오리온도 지난달 말 생감자칩에 상큼한 라임맛을 담은 ‘포카칩 라임페퍼’를 내놨다. 최근 주류나 탄산수에 첨가돼 인기를 끌고 있는 라임의 상큼한 맛에 후추의 감칠맛을 더한 제품이다. 20, 30대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시제품 테스트 결과에서도 그동안 음료수에서 접하던 재료인 라임과 감자칩의 이색적인 조합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제과업계 한 관계자는 “허니 열풍 때와 마찬가지로 과일맛 감자칩을 뒤따라 개발하고 있는 스낵회사가 적지 않다”며 “지난해 벌어졌던 ‘허니’ 감자칩 전쟁이 ‘과일맛’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