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30대 CEO 파격…조직갈등 봉합·모바일 신사업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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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임지훈 씨 단독대표로 깜짝 발탁다음카카오가 30대 중반의 젊은 최고경영자(CEO)에게 시가총액 8조원이 넘는 회사 경영을 맡긴 것은 모바일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 있다. 오는 10월로 합병 1주년을 맞는 다음카카오가 통합과정에서의 조직 갈등을 해소하고 미래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30대 CEO’라는 파격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분석이다.그동안 다음카카오 내부에서는 옛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 직원 간 갈등이 적지 않아 조직 통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임지훈 대표 내정자(35·현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는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년간 케이큐브벤처스 이끌며 미래전략 수립 적임자로 평가
올해 초 영입한 박성훈 팀장과 조직혁신 작업 등 주도 기대
최근 일부사업 조정 과정에서 내부 분열에 핵심인력 이탈
조직 장악력 확보 과제로
그는 지난 3년간 김 의장이 설립한 벤처투자회사 케이큐브벤처스를 이끌며 50여곳에 이르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투자를 성사시켜 사업 시너지를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 대표 내정자, 미래 전략 주도김 의장과 임 내정자의 첫 만남은 2011년 카카오가 모바일 커머스 회사인 로티플을 인수하면서 이뤄졌다. 로티플은 카카오로 인수되기 전 벤처투자회사인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12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당시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수석심사역으로 활동하며 로티플 투자를 주도한 사람이 임 내정자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두 사람의 인연이 이때부터 본격화됐고 이후 2012년 케이큐브벤처스를 설립할 때 임 내정자가 합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임 내정자는 KAIST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NHN(현 네이버) 기획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컨설턴트 등을 역임한 투자 전문가다. 모바일시장에 대한 통찰력이 높아 회사의 미래 전략을 주도할 적임자로 꼽힌다.임 내정자뿐만 아니라 박성훈 미래전략팀장(42·전 CJ 미래전략실 부사장)도 다음카카오의 모바일 전략을 짜고 조직 갈등을 해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초 다음카카오에 영입된 박 팀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베인&컴퍼니, 보스턴컨설팅그룹 등에 근무한 뒤 CJ그룹에서 미래전략을 담당했다. 업계에선 김 의장이 직접 박 팀장을 영입한 만큼 다음카카오의 조직 개편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통합과정에서 다음 출신과 카카오 출신 간 알력 다툼이 치열했던 만큼 외부 인사를 앞세워 분열된 조직을 쇄신해 사업 역량을 강화하려는 게 대표이사 전격 교체의 취지라고 풀이할 수 있다.
모바일 사업 강화하는 다음카카오다음카카오는 최근 PC 중심의 포털 기반 서비스를 과감히 정리하고 샵검색, 카카오택시, 카카오페이 등 모바일 기반의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김기사로 유명한 록앤올을 625억원에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하고 다양한 O2O(온·오프라인 연결)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올 들어 다음뮤직과 다음클라우드, 다음캘린더, 마이피플 등 기존 카카오의 서비스와 중복되거나 성장성이 높지 않은 일부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클라우드 등 옛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추진한 서비스들이 폐쇄돼 내부 갈등을 빚었다.
카카오 출신 임직원의 이탈도 적지 않았다. 지난달 초 이제범 다음카카오 신사업총괄이 창업 준비를 이유로 퇴사했다.
이 총괄은 앞서 퇴사한 이확영 전 카카오 최고기술책임자(CTO) 등과 함께 카카오톡을 개발한 주역이다.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최세훈·이석우 두 명의 공동대표 중 한 명을 단독으로 내세우기 힘든 상황에서 새로운 카드를 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김 의장이 조직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다만 다음카카오를 이끌어갈 외부 영입 인사들이 인터넷 서비스 사업을 해본 경험이 없는 만큼 이를 보완할 후속 인사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