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짧게 자른 조수미…30년 음악인생 첫 가요 콘서트

30일 수원을 시작으로 의정부·하남·서울서 공연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사진)가 음악인생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 무대에서 한국 대중가요를 부른다. 오는 30일 경기 수원 SK아트리움을 시작으로 다음달 4일 의정부예술의전당, 5일 하남문화예술회관, 1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으로 이어지는 ‘그리운 날의 기억’이란 콘서트에서다.

조수미가 그동안 팝 음반을 내고 가요풍의 드라마 주제가를 부른 적은 있지만 가요를 주요 곡목으로 콘서트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공연에서 조수미는 ‘옛사랑’ ‘꽃밭에서’ ‘봄날은 간다’ ‘인연’ ‘꽃’ ‘흩어진 나날들’ ‘바람이 분다’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 ‘나무’ 등 가요 9곡을 클래식 스타일로 재해석해 부른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봄의 소리 왈츠’와 베르디의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의 아리아 ‘아 그대였던가’ 등 클래식 곡들도 함께한다.공연은 가요와 클래식곡을 봄 여름 가을 겨울이란 주제에 맞춰 여러 장르의 창법을 넘나들며 노래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예를 들어 ‘봄’에서는 ‘봄의 소리 왈츠’에 이어 ‘봄날은 간다’를 부르고 ‘겨울’에서는 ‘옛사랑’에 이어 ‘아 그대였던가’를 부른다.

그는 “대중가요에는 우리의 삶이 녹아 있고, 사랑의 추억, 슬픔의 기억 등 희로애락이 담겨 있다”며 “공연의 콘셉트를 인생의 흐름을 축약해 놓은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잡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 흐름을 깨고 싶지 않아 철저하게 콘셉트에 맞춰 선곡해 가요 창법과 클래식 창법을 순식간에 넘나들며 노래를 불러야 한다”며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 드라마틱한 감정선을 최대한 끌어내 표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조수미는 생애 처음으로 머리를 짧게 자르고 찍은 포스터를 선보이며 이번 공연에 강한 애정을 나타냈다.

공연에는 뮤지컬 배우 윤영석, 가수 소향,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 박종성, 재즈밴드 프렐류드와 지휘자 최영선이 이끄는 과천시립교향악단 등이 함께한다. 조수미가 이번 공연에서 부르는 가요는 음반으로 제작해 연말께 유니버설뮤직이 발매할 예정이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