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진 라운드어바웃 대표 "저가공세 속 나뭇결 살린 원목가구로 승부"
입력
수정
지면A19
수작업으로 맞춤 제작…월매출 평균 20%씩 늘어최근 많은 국내 가구업체들이 무늬목으로 만든 저가의 가구를 대량 유통하고 있다. 무늬목은 원목을 종이처럼 얇게 만들어 가구에 붙이는 마감재다. 쉽고 빠르게 제작할 수 있다. 하지만 오래 사용하기 어렵고 나무 고유의 결을 느낄 수 없다.
이들과 달리 다른 길을 가고 있는 가구업체가 있다. 이승진 대표(사진)가 운영하고 있는 라운드어바웃이다. 이 대표는 오랜 시간 걸려 수작업을 한 원목 가구만 판매하고 있다. 이 대표는 “단단하고 질 좋은 원목을 선정하고 나무의 결을 최대한 살린 가구들을 선보이고 있다”며 “감각적이고 모던한 느낌의 디자인도 개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라운드어바웃은 지난해 5월 설립된 디자인 원목가구업체다. 이 대표는 국내 대표적 목재업체인 영림목재의 이경호 회장의 장녀다. 아버지의 사업을 돕던 중 고급 원목을 활용해 직접 가구사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주로 레드오크, 메이플 등을 사용한다. 제작 기간은 주문 후 3~4주 정도 걸린다. 대형 업체들이 무늬목이 아닌 일부 원목 가구를 제작하는 것보다도 더 오래 걸린다. 이 대표는 “스프레이 방식으로 우레탄을 뿌려 빠르게 마감하는 곳이 많은데 이 경우 나무의 숨구멍이 막힐 수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오일을 일일이 바르고 말리는 과정을 3~4번 거치기 때문에 시간이 좀 더 걸린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제작기간에도 주문은 이어지고 있다. 개장 이후 라운드어바웃의 매출은 매달 평균 20%씩 늘어나고 있다. 대량 판매되는 가구들과 달리 고객 각자의 취향에 맞춰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도 강점이다. 가구 디자이너 출신의 남편 최성우 씨, 남편 친구인 홍정우 씨가 디자인을 직접 개발하고 있다.이달 말엔 매장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인천 송도로 이전한다. 이 대표는 “최근 집을 카페처럼 원목 가구로 꾸미고 싶어하는 젊은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 때문에 신혼부부 등이 많이 거주하는 인천 송도로 매장을 옮기기로 했다”며 “이들을 집중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