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운동장 일대 제2코엑스 추진 어떻게…야구장·체육관 허물어 국내 최대 컨벤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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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회 제안에 서울시 "장기 구상 부합" 긍정 검토서울 잠실운동장 일대에 ‘제2코엑스’를 건립하는 구상이 본격화하는 것은 대규모 전시·컨벤션시설 확충을 원하는 서울시와 한국무역협회의 입장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주변 올림픽대로 지하화해 지상에 돔 야구장 짓기로
서울시는 잠실운동장 일대가 국제교류복합지구의 핵심 공간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이곳에 전시·컨벤션시설이 들어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서울의 전시·컨벤션시설 규모는 6만4000㎡로, 세계 20위권이다. 국제회의 개최 횟수는 세계 5위임에도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권해윤 서울시 동남권공공개발추진단장은 “기업들이 서울에서 전시·컨벤션행사를 열려고 해도 장소가 마땅치 않아 싱가포르나 홍콩에서 여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무역협회도 애초 계획한 코엑스 증축만으로는 매년 늘어나는 기업의 전시·컨벤션 수요를 맞추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동기 무역협회 홍보실장은 “기업 수요를 맞추기 위해선 서울 강남 요충지인 이곳에 15만㎡ 규모의 시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에 맞춰 잠실운동장 일대의 야구장과 체육관을 허물 계획이다. 서울시와 무역협회는 기존 야구장과 체육관 부지에 전시·컨벤션시설을 세운다는 방침이다. 무역협회는 민간기업을 끌어들여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금을 유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시는 바닷가에 들어서 세계적 관광명소가 된 미국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홈구장인 AT&T파크를 벤치마킹해 한강변에 새 구장을 세울 계획이다. 올림픽대로 영동대교~종합운동장 구간을 지하화해 상부에 돔야구장을 짓는다는 구상이다. 체육관은 현 부지보다 약간 위쪽에 지하화할 예정이다.다만 무역협회가 제안한 시설 규모(15만㎡)가 서울시의 계획(1만5000㎡)과 차이가 커 향후 협의 과정에서 시설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 애초 서울시는 2020년까지 잠실운동장 일대를 비롯해 옛 한국전력 부지, 서울역 북부 역세권,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마곡산업단지 등지에 12만2000㎡의 전시·컨벤션시설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을 세웠다. 이런 상황에서 잠실운동장 일대에 15만㎡의 전시·컨벤션시설을 건립하면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제2코엑스가 들어서는 잠실운동장 일대는 서울시 소유다.
권 단장은 “무역협회의 15만㎡ 시설 건립이 현실성이 있는지 무역협회와 면밀하게 검토한 뒤 연말까지 국제교류복합지구 마스터플랜을 확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경민/김순신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