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공룡책·3D 프린터 등 창업의 꿈 실현 시킨 '상상공간'

한국산업기술대 '산학융합 3.0' 성과

창업 보육 공간 'IH'…학생기업 25개 배출
"기업가 정신과 창업을 대학의 핵심 가치로"

학생 창업기업인 링크솔루션의 최근식 대표(왼쪽 첫 번째)와 고혁진 한국산업기술대 창업지원본부장(세 번째) 등이 활짝 웃고 있다. 한국산업기술대 제공

11일 경기 시흥시 시흥스마트밸리(옛 시화공단) 한복판에 자리 잡은 한국산업기술대 캠퍼스. 대학 정문을 지나 왼쪽에 우뚝 솟은 18층짜리 기술혁신파크 건물에 들어선 이매지네이션하우스(IH·Imagination House)에선 여름방학인데도 교수, 연구원, 학생들이 더위를 잊은 채 창업 관련 활동에 몰두하고 있었다. 창업보육공간이자 관련 연구소로 활용되는 이곳에서는 현재 15개 학생 창업기업이 연구개발에 여념이 없다. 3D 프린터를 생산하는 링크솔루션의 최근식 대표는 “같은 대학 출신 선후배 8명이 모여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IH는 이재훈 산기대 총장이 지난해 대학 특성화 비전으로 내세운 ‘산학융합 3.0’ 전략의 일환으로 탄생했다.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무장한 젊은 인재가 창업하도록 도와 세계적인 히든 챔피언을 배출하는 게 목표다. 산기대는 창업 지원을 체계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지난 5월 창업지원본부를 설립하고 창업지원본부가 운영하는 IH를 통해 학생, 교수 등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창업으로 연계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플랫폼을 구축했다. 창업본부는 학생 창업 육성을 위해 기술지도, 사업화 교육은 물론 창업자금도 지원한다.

산기대는 2012년부터 지금까지 학생 창업기업 25개를 배출했고 80명의 산기대 출신 졸업생이 이들 창업기업에서 근무 중이다. 이 대학은 창업 지원에 연간 30억원 이상을 투입하고 있다.

고혁진 창업지원본부장(경역학부 교수)은 “대학이 기업에 인력을 공급하는 수동적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스스로 창업기업을 육성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일자리 창출의 새 패러다임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산기대는 IH를 통해 향후 10년간 100개 이상의 학생 창업기업을 배출하고 이를 통해 5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산기대는 휴대폰으로 움직이는 공룡을 체험하도록 하는 책을 출판한 (주)비타민상상력 등 3개 우수 창업기업에 수천만원씩 지분 투자했다.

산기대는 IH를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시제품제작소 및 창업보육공간을 확대하고 있다. 고 본부장은 “산학융합 3.0을 통해 기업가 정신과 창업이 대학의 핵심 가치로 자리 잡도록 해 미국의 밥슨대와 같은 창업 명문대학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흥=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