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년, 한국 경제 이끈 기업·기업인] 1964년 복수환율제 폐지…2차 경제개발기 공업진흥법 만들어

산업정책 어떻게 바뀌었나

해방 이후 달라진 산업정책
한국의 빠른 경제 성장에는 정부의 산업정책도 한몫했다.

1950년대 한국 정부는 ‘수입대체 공업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 1957년부터 외국 원조 자금이 대폭 줄자 외환 사정은 급격히 악화됐고, 비내구 소비재까지 수입해다 쓸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정부는 해당 품목에 고율 관세와 수량 수입규제 조치 등을 취했다. 이 덕분에 1950년대 말에는 섬유산업, 식품 가공산업 등 경공업이 급속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1961~1972년 정부는 수출주도형 경공업 육성정책을 펼쳤다. 1962년 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시행하면서 섬유산업 수출을 늘리기 위해 수입에 의존하던 화학섬유 생산을 시작했다. 1964년엔 복수환율제도를 폐지하는 등 환율 제도를 개혁해 국산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1967~1971년엔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통해 중화학공업을 육성했다. 비내구 소비재 수출이 활성화되면서 석유화학, 철강 등 자본집약적 중간재의 국내 수요가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섬유 기계 조선 전자 철강 등 7개 특정 공업 진흥법을 제정해 집중 육성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까지 정부는 첨단기술 개발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저임금에 기반한 수출 전략이 유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민간 자율’ ‘경쟁’ ‘개방 가속화’ 등의 가치를 강조했다.19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외국인 투자를 전면 자유화했다. 외국인 투자 제한업종을 1997년 말 52개에서 1998년 23개로 축소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민간기업이 기술개발과 산업발전을 주도하기 시작하면서 정부의 역할도 점점 축소됐다. 정부는 신기술산업 육성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노무현 정부의 ‘미래 먹거리’ 전략,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전략에 이어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를 앞세워 지능형 로봇, 착용형 스마트기기 등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내용의 19대 미래성장동력을 추진 중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