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텐트 놓고 흉부외과-심장내과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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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카페막힌 심장 혈관에 얇은 철망을 넣어 넓혀주는 심장 스텐트 시술을 두고 심장내과 의사들과 흉부외과 의사들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그동안 심장내과 의사가 단독으로 했던 시술 결정 과정에 흉부외과 의사도 참여하도록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것.
복지부, 보험 제한 없애고
심장내과의 단독 시술에서
흉부 의사 함께 진료 개정
심장내과 의사 반대로 난항
복지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암과 심뇌혈관, 희귀난치성 질환 등 4대 중증질환의 보장성을 높이기 위해 평생 3개까지만 건강보험 적용이 됐던 스텐트 시술 개수 제한을 폐지했다. 제한을 없애면 스텐트 시술이 무분별하게 늘 수 있다. 이 때문에 중증 환자는 스텐트 시술을 할지, 심장 밖으로 길을 내는 관상동맥우회술을 할지 심장내과와 흉부외과 의사가 함께 결정하도록 건강보험 급여고시 기준도 바꾸기로 했다.여기에는 고사 직전의 흉부외과를 살리기 위한 목적도 포함됐다는 게 의료계의 분석이다. 흉부외과는 의사들이 선택을 꺼리는 대표적인 기피과다. 지난해 전공의 지원율이 40%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수년째 미달됐다. 성형외과 피부과 정신건강의학과 등에 정원보다 많은 의사가 몰리는 것과 비교된다. 흉부외과 의사들이 스텐트 시술 결정에 참여하면 진료 영역이 넓어져 전공의 수급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고시 시행시기는 지난해 12월에서 올해 6월, 8월, 10월로 세 차례 연기됐다. 심장내과 의사들의 반대 때문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개정 고시로 인해 심장내과와 흉부외과 의사가 동시진료(협진)해야 하는 중증질환자는 전체 스텐트 시술 환자(5만명)의 25% 정도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