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협 세미나 "정부가 망간알로이업계 지원해야"

전기료 인상 여파로 위기에 처한 ‘망간 알로이’업계에 국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국철강협회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철강업계 및 정부 관계자 1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망간 알로이 산업 사례를 통한 국내 소재산업 생존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망간 알로이는 철강 제조 과정에서 탈산·탈황제로 사용돼 철강의 강도를 높이고 무게를 가볍게 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는 필수 부원료다. 철강, 자동차, 조선, 전자 등 국가 기반산업의 경쟁력과 직결된 기초소재다. 국내에서는 동부메탈, 심팩메탈로이, 동일산업, 태경산업, 포스하이메탈 등이 연간 90만t 규모의 망간 알로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망간 알로이 산업은 제조 공정 특성상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구조여서 전기료 등락에 민감하다. 통상 국내 제조업의 제조원가에서 전기 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4%인 데 비해 망간 알로이 산업은 제조 원가의 30%를 전기료로 낸다. 최근 전기료가 잇따라 오르면서 이 업계는 극심한 원가 압박을 받고 있다. 망간 알로이 업계의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률은 적자(-0.9%)를 기록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전기료가 급등하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이 망간 알로이 업계”라며 “제조원가 중 전력요금의 비중이 워낙 높다 보니 다른 원가 절감 노력을 아무리 해도 수익성을 맞추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산업용 전력요금은 2009년을 기점으로 연평균 6% 상승했다. 지난 14년 간 65.8%가 인상됐다. 손 일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국내 망간 알로이 산업기반이 무너질 경우 철강, 자동차, 조선 등 가치 사슬로 연결된 국내 기간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망간 알로이 산업의 중요성을 감안해 다른 나라처럼 국가 전략품목으로 지정해 전기요금 특례 지원을 하는 등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산업용 전기요금을 낮추는 방안으로 전력 시장에 경쟁 체제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미국은 16개 주에서 전력 사업자 간 경쟁 체제를 도입했고, 독일과 일본은 전력 거래 시 개별 계약 위주로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줘 공급자들을 경쟁시키고 있다는 사례가 제시됐다. 토론회를 주최한 새누리당 이강후 의원은 “망간 알로이는 국가 기간산업과 수출 주력업종의 경쟁력 제고와 고부가가치화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소재”라며 “업계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