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힘 합쳐 초대형단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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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18
수천억대 용지 공동매입
분양 리스크는 확 줄이고
단지 가치는 더 높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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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 합종연횡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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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은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과 공동으로 서울 일원동 개포상록8단지를 공무원연금공단으로부터 1조1908억원에 매입하기로 계약했다. 지분은 현대건설 40%, GS건설 33.3%, 현대엔지니어링 26.7% 등이다. 대지면적을 고려해 중형 아파트 1500~2000가구 정도를 지어 2018년 상반기 일반에 분양할 계획이다.분양가격은 3.3㎡당 400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조현욱 현대건설 마케팅 부장은 “서울 강남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타운을 조성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대규모 아파트 용지를 공동으로 매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세종시 2-1·2생활권에서는 P1블록(한신공영·제일건설) P3블록(포스코·계룡·금호건설) P4블록(현대·현대엔지니어링) 등을 대형 건설사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수주했다.
○단지 가치는 높이고 위험은 줄이고대형 건설사들은 1997년 외환위기 때 자체 시행사업에서 대규모 적자를 냈다. 이후 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등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는 단순 시공 형태로 아파트 사업을 해왔다. 대신 서울 강남권의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을 공동으로 수주했다.
2~3년 전부터는 다시 자체 시행을 늘리고 있다. 다만 과거와 달리 컨소시엄 형태로 사업을 따내는 추세다. A건설 개발담당 임원은 “공공택지는 호남권을 중심으로 한 중견 주택업체들이 싹쓸이해 대형 건설사가 설 자리가 없다”며 “틈새인 수도권 요지의 대형 주상복합이나 매매금액만 3000억원을 웃도는 대단지를 공동으로 수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대형 건설사 간 컨소시엄 구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사업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데다 브랜드 가치를 더해 수익까지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B건설 수주 담당 임원은 “중견 업체들이 뛰어들지 못하는 대규모 복합 개발을 대형 건설사가 공동으로 추진하면서 사업 리스크를 분산하고 수익성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