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세연 포인트아이 대표 "엔터+화장품 '흥행공식'…잉글우드랩 최고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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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 한류 스타의 립스틱. 예능프로그램 블라인드 테스트 1위 수분크림.
엔터테인먼트와 연결된 화장품의 흥행 공식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화장품 브랜드들이 제품 개발 못지 않게 협찬 및 광고 경쟁에 뛰어드는 이유다. 화장품 개발 능력과 엔터테인먼트 마케팅 창구를 모두 가진 회사라면 어떨까. 김세연 포인트아이 대표(사진)의 이 같은 발상은 국내 코스닥 상장사와 미국 화장품 업체와의 만남으로 이어졌다.
최근 미국 잉글우드랩(Englewood Lab)과 손잡고 화장품 사업 진출 소식을 알려온 김 대표를 [한경닷컴]이 만났다. 연초 엔터테인먼트 사업 진출을 선언한 후 8개월 만에 또 다시 신사업에 뛰어든 이유가 궁금했다.
◆엔터 사업과 시너지효과 기대…'잉글우드랩' 선택 이유는?포인트아이는 지난 17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 대금 납입을 완료한 잉글우드랩(Englewood Lab)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향후 잉글우드랩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화장품 브랜드 개발 및 제품 판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앞서 포인트아이는 전환사채(CB) 발행 자금과 내부 유보금으로 잉글우드랩의 신주 2500주를 취득해 지분 24.78%를 확보했다. 잉글우드랩은 이 자금으로 포인트아이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 17.96%를 확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포인트아이의 CB 발행에는 YG엔터테인먼트의 화장품 자회사 YG플러스와 코스온, 리더스피부과의 이정엽 원장 등 다수의 전략적 투자자가 참여했다.포인트아이의 기존 주력 사업은 통화연결음과 영상사서함, 영상컬러링 등 모바일 서비스 제공이다. 최근 이들 서비스가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앱) 기능으로 대체되면서 포인트아이의 실적도 악화됐다.
기존 사업의 성장성이 둔화되자 포인트아이는 신사업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지난 1월 드라마·영화제작사 김종학프로덕션을 인수하며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뛰어든 이유다.
"엔터테인먼트 사업만으로는 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엔터테인먼트와 가장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일지 고민하다가 자연스럽게 콘텐츠나 스타를 활용한 마케팅에 주목하게 됐죠. 유행에 민감한 음식료, 패션보다는 화장품 부문의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생소한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려면 개발·생산 능력을 갖춘 파트너가 필요했다. 이는 한국 및 아시아 진출을 준비 중이던 잉글우드랩과의 이해관계와 잘 맞아떨어졌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잉글우드랩은 중국 시장 진출 전 한류 및 '메이드 인 코리아' 효과를 얻기 위해 한국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었다.
◆자체 기술력 입증한 잉글우드랩…"경험과 노하우 믿어"
잉글우드랩은 2004년 설립된 미국 화장품 원료 개발·생산회사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 전문 업체로 로레알 에스티로더 랑콤 키엘 엘리자베스아덴 등 글로벌 브랜드에 화장품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원화기준 영업이익과 매출은 각각 49억원, 396억원을 기록했다.
"ODM 비중이 70% 이상이란 점에 주목했습니다. 단순히 판매업자의 설계도에 따라 생산만 하는 OEM과 달리 ODM은 자체적인 기술력이 있다는 걸 의미하죠.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를 대상으로 색조가 아닌 기초화장품 원료를 공급하고 있는 점 역시 신뢰가 갔습니다. 기초화장품의 경우 높은 기술력이 필요해 글로벌 브랜드의 주문을 받는 ODM 업체가 드문 편입니다."
특히 데이비드 정 잉글우드랩 회장은 화장품 업계에서 잔뼈가 굵어 신사업 진출의 든든한 조력자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회장은 과거 '쓰리랩(3LAB)' 이라는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성공시킨 경험도 있다. 쓰리랩은 정 대표가 2002년 론칭한 고기능성 화장품 브랜드로, 미국 바니스 뉴욕과 삭스핍스애비뉴를 비롯해 세계 명품 백화점에 입점해 있다. 바니스 백화점 매출 순위 5위를 기록할 만큼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다.
정 회장은 다음달 18일 열리는 포인트아이 임시주주총회에서 구성될 신규 이사진 후보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그 외 이사 후보는 존 킴 잉글우드랩 부사장과 아모레퍼시픽에 몸을 담았던 손이수 전 부사장 등이다.
◆포인트아이, 마케팅 집중…화장품 브랜드 인수 추진
향후 포인트아이와 잉글우드랩은 각각 생산과 판매·마케팅에 집중하며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잉글우드랩이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품 개발에 나서면 포인트아이가 엔터테인먼트 관계사를 적극 활용해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포인트아이는 다양한 유통망을 확보하기 위해 화장품 브랜드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잉글우드랩은 OEM·ODM에 그치지않고 새로운 자체 브랜드 개발에도 힘쓰고있습니다. 앞으로 론칭하는 화장품 브랜드의 소유권을 포인트아이가 갖고 판매하게 됩니다. 포인트아이는 향후 화장품 브랜드들을 인수해 브랜드를 확충하고, 홈쇼핑 면세점 온라인 등으로 유통망을 넓혀 나갈 예정입니다."
특히 포인트아이가 최대주주인 김종학프로덕션은 최근 예능프로그램 제작사이자 매니지먼트사인 A9미디어와 합병을 마쳐 마케팅 지원군 역할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A9미디어는 tvN '더지니어스'와 JTBC '집밥의 여왕' 등을 제작했으며, 개그맨 남희석 조세호 남창희 등이 소속돼있다.
주력사업인 정보통신기술(ICT)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기존 모바일 중심 서비스에서 사물인터넷(IoT)과 O2O(온라인과 오프라인·Online To Offline) 분야로 기술 개발 범위를 넓혀 화장품 사업과 연결시킨다는 전략이다. 온라인·모바일 구매 사이트 구축부터 웨어러블 기기를 통한 피부타입 체크까지 화장품 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구상 중이다.
포인트아이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34억3800만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가 지속됐다. 올 상반기에도 누적 영업손실 5억8400만원을 기록하며 부진했지만,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김 대표는 내다봤다. 주요 고객사인 통신업체들의 망고도화 경쟁과 투자 확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올해 영업이익은 소폭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합니다. 통신사들의 서비스 관련 예산 집행은 대부분 하반기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상반기에는 실적이 부진한 편입니다. 하지만 하반기는 통신사들의 망고도화 경쟁이 가열되고 서비스 품질 개선 수요가 늘어나면서 실적 개선폭이 커질 것입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엔터테인먼트와 연결된 화장품의 흥행 공식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화장품 브랜드들이 제품 개발 못지 않게 협찬 및 광고 경쟁에 뛰어드는 이유다. 화장품 개발 능력과 엔터테인먼트 마케팅 창구를 모두 가진 회사라면 어떨까. 김세연 포인트아이 대표(사진)의 이 같은 발상은 국내 코스닥 상장사와 미국 화장품 업체와의 만남으로 이어졌다.
최근 미국 잉글우드랩(Englewood Lab)과 손잡고 화장품 사업 진출 소식을 알려온 김 대표를 [한경닷컴]이 만났다. 연초 엔터테인먼트 사업 진출을 선언한 후 8개월 만에 또 다시 신사업에 뛰어든 이유가 궁금했다.
◆엔터 사업과 시너지효과 기대…'잉글우드랩' 선택 이유는?포인트아이는 지난 17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 대금 납입을 완료한 잉글우드랩(Englewood Lab)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향후 잉글우드랩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화장품 브랜드 개발 및 제품 판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앞서 포인트아이는 전환사채(CB) 발행 자금과 내부 유보금으로 잉글우드랩의 신주 2500주를 취득해 지분 24.78%를 확보했다. 잉글우드랩은 이 자금으로 포인트아이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 17.96%를 확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포인트아이의 CB 발행에는 YG엔터테인먼트의 화장품 자회사 YG플러스와 코스온, 리더스피부과의 이정엽 원장 등 다수의 전략적 투자자가 참여했다.포인트아이의 기존 주력 사업은 통화연결음과 영상사서함, 영상컬러링 등 모바일 서비스 제공이다. 최근 이들 서비스가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앱) 기능으로 대체되면서 포인트아이의 실적도 악화됐다.
기존 사업의 성장성이 둔화되자 포인트아이는 신사업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지난 1월 드라마·영화제작사 김종학프로덕션을 인수하며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뛰어든 이유다.
"엔터테인먼트 사업만으로는 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엔터테인먼트와 가장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일지 고민하다가 자연스럽게 콘텐츠나 스타를 활용한 마케팅에 주목하게 됐죠. 유행에 민감한 음식료, 패션보다는 화장품 부문의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생소한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려면 개발·생산 능력을 갖춘 파트너가 필요했다. 이는 한국 및 아시아 진출을 준비 중이던 잉글우드랩과의 이해관계와 잘 맞아떨어졌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잉글우드랩은 중국 시장 진출 전 한류 및 '메이드 인 코리아' 효과를 얻기 위해 한국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었다.
◆자체 기술력 입증한 잉글우드랩…"경험과 노하우 믿어"
잉글우드랩은 2004년 설립된 미국 화장품 원료 개발·생산회사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 전문 업체로 로레알 에스티로더 랑콤 키엘 엘리자베스아덴 등 글로벌 브랜드에 화장품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원화기준 영업이익과 매출은 각각 49억원, 396억원을 기록했다.
"ODM 비중이 70% 이상이란 점에 주목했습니다. 단순히 판매업자의 설계도에 따라 생산만 하는 OEM과 달리 ODM은 자체적인 기술력이 있다는 걸 의미하죠.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를 대상으로 색조가 아닌 기초화장품 원료를 공급하고 있는 점 역시 신뢰가 갔습니다. 기초화장품의 경우 높은 기술력이 필요해 글로벌 브랜드의 주문을 받는 ODM 업체가 드문 편입니다."
특히 데이비드 정 잉글우드랩 회장은 화장품 업계에서 잔뼈가 굵어 신사업 진출의 든든한 조력자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회장은 과거 '쓰리랩(3LAB)' 이라는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성공시킨 경험도 있다. 쓰리랩은 정 대표가 2002년 론칭한 고기능성 화장품 브랜드로, 미국 바니스 뉴욕과 삭스핍스애비뉴를 비롯해 세계 명품 백화점에 입점해 있다. 바니스 백화점 매출 순위 5위를 기록할 만큼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다.
정 회장은 다음달 18일 열리는 포인트아이 임시주주총회에서 구성될 신규 이사진 후보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그 외 이사 후보는 존 킴 잉글우드랩 부사장과 아모레퍼시픽에 몸을 담았던 손이수 전 부사장 등이다.
◆포인트아이, 마케팅 집중…화장품 브랜드 인수 추진
향후 포인트아이와 잉글우드랩은 각각 생산과 판매·마케팅에 집중하며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잉글우드랩이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품 개발에 나서면 포인트아이가 엔터테인먼트 관계사를 적극 활용해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포인트아이는 다양한 유통망을 확보하기 위해 화장품 브랜드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잉글우드랩은 OEM·ODM에 그치지않고 새로운 자체 브랜드 개발에도 힘쓰고있습니다. 앞으로 론칭하는 화장품 브랜드의 소유권을 포인트아이가 갖고 판매하게 됩니다. 포인트아이는 향후 화장품 브랜드들을 인수해 브랜드를 확충하고, 홈쇼핑 면세점 온라인 등으로 유통망을 넓혀 나갈 예정입니다."
특히 포인트아이가 최대주주인 김종학프로덕션은 최근 예능프로그램 제작사이자 매니지먼트사인 A9미디어와 합병을 마쳐 마케팅 지원군 역할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A9미디어는 tvN '더지니어스'와 JTBC '집밥의 여왕' 등을 제작했으며, 개그맨 남희석 조세호 남창희 등이 소속돼있다.
주력사업인 정보통신기술(ICT)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기존 모바일 중심 서비스에서 사물인터넷(IoT)과 O2O(온라인과 오프라인·Online To Offline) 분야로 기술 개발 범위를 넓혀 화장품 사업과 연결시킨다는 전략이다. 온라인·모바일 구매 사이트 구축부터 웨어러블 기기를 통한 피부타입 체크까지 화장품 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구상 중이다.
포인트아이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34억3800만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가 지속됐다. 올 상반기에도 누적 영업손실 5억8400만원을 기록하며 부진했지만,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김 대표는 내다봤다. 주요 고객사인 통신업체들의 망고도화 경쟁과 투자 확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올해 영업이익은 소폭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합니다. 통신사들의 서비스 관련 예산 집행은 대부분 하반기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상반기에는 실적이 부진한 편입니다. 하지만 하반기는 통신사들의 망고도화 경쟁이 가열되고 서비스 품질 개선 수요가 늘어나면서 실적 개선폭이 커질 것입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