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바짓바람'에 흔들리는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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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 산책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직자들의 잇단 자식 취업 청탁
로스쿨 제도 평판 흔들려
김인선 법조팀 기자 inddo@hankyung.com
윤후덕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경기 파주갑)은 2013년 9월 파주 LG디스플레이의 한상범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딸이 경력 변호사에 지원했는데 실력이 되면 들여다봐달라”고 했다고 시인했다.LG디스플레이 측에선 “적법한 절차를 통해 윤 의원의 딸을 채용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김태원 새누리당 국회의원(경기 고양시 덕양구을)은 2013년 11월 아들의 취업을 청탁한 의혹을 받고 있다. 정부법무공단이 2013년 9월 낸 채용공고에는 ‘법조 경력 5년 이상’의 법조인만 공단에 지원할 수 있도록 돼 있었지만 두 달 뒤에 법조경력 2~3년인 법조인으로 기준이 완화됐다. 로스쿨 1기인 김 의원의 아들이 완화된 요건을 통해 경력 변호사로 지원할 자격을 갖추게 됐고, 이듬해 3월부터 근무를 시작했다. 김 의원과 손범규 당시 공단 이사장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지난달 1일 로스쿨 출신 최모 변호사가 소속된 법무법인 태평양을 대한변호사협회에 징계 신청했다. 최 변호사가 법원 재판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시절 소속 재판부가 맡았던 공정거래 사건을 수임했다는 의혹을 받아서다.변호사법에 따르면 변호사가 공무원으로서 직무상 취급하거나 취급하게 된 사건에 관해서는 수임을 제한하고 있다. 이에 앞서 경력법관으로 임용된 박모 판사도 대구의 한 로펌에서 근무할 때 자신이 재판연구원으로 있었던 재판부의 사건을 수임해 논란이 일었다.
이쯤 되면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에 대해 색안경을 쓰고 볼 법도 하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업계에 진출한 지 4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대다수는 잘하고 있더라도 일부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평판을 흐린다면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한 로스쿨 제도는 더욱 흔들릴 것이다.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 쓰지 말고, 오이밭에서 신발 끈 고쳐 매지 말라는 말이 괜히 나왔을까. 나 하나쯤이야하는 이기심이 결국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에게 화살로 돌아온다는 것을 모르는 걸까.
김인선 법조팀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