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서울의료원 땅, 삼성·현대차 2파전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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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입찰…감정가 1조 달해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부지 매입 경쟁이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의 2파전으로 좁혀지고 있다. 옛 서울의료원 부지는 토지 3만1543.9㎡와 건물 9개 동(2만7743.63㎡) 규모다. 감정가격(9725억원)이 높아 재계 1·2위의 두 그룹 외에는 경쟁에 참여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두 그룹 모두 24일 진행될 옛 서울의료원 부지 입찰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옛 서울의료원 부지 인근에 토지를 보유하고 있어 통합 개발이 가능한 까닭이다.
삼성그룹은 공식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업계는 입찰에 참여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한다. 2011년 옛 한국감정원 부지(1만여㎡)를 인수한 삼성은 이와 맞닿아 있는 옛 서울의료원 부지까지 확보하면 총 4만2531㎡의 땅을 통합 개발할 수 있다.삼성동 옛 한전 부지를 사들인 현대차그룹도 실무 검토팀을 가동하고 있어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옛 한전 부지와 시너지 효과를 예상할 수 있어서다. 다만 글로벌 경기 악화와 중국발 쇼크로 업황이 좋지 않다는 점이 변수다. 현대차가 옛 서울의료원 부지까지 사들이면 자동차 박물관 및 전시장을 크게 지을 수 있고 현대차그룹의 나머지 작은 계열사들도 삼성동으로 이전이 가능해진다. 삼성동 일대가 명실상부한 현대 타운이 되는 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실무 검토를 하고 있으나 최종 입찰 참여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양사가 입찰에 참여할 경우 어느 정도의 금액을 제시할지도 관심사다. 그러나 옛 한전 부지 수준의 고가 낙찰은 어렵다는 예상이 우세하다. 두 그룹 모두 낙찰받을 수 있으면 좋지만 못 받아도 크게 아쉬울 게 없다는 생각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옛 한전 부지 고가 매각 효과가 이미 인근 부동산 시세에 충분히 반영돼 있어 옛 서울의료원 부지가 매각되더라도 주변 부동산 시세가 더 오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전망했다.
현대차는 옛 한전 부지에 지상 115층(높이 571m) 건물에 현대차그룹 본사 사옥을 포함한 업무시설, 전시컨벤션시설, 호텔, 판매시설을 조성할 방침이다. 국내 최고층 건축물인 잠실 제2롯데월드 월드타워동(555m)보다 16m 더 높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