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대표 MICE 도시 열전…한발 앞서가는 고양…무서운 추격자 수원

미래를 여는 창조 아이콘 MICE산업
경기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의 대표주자 자리를 지키려는 고양과 후발주자로서 경기 남부의 MICE 대표도시로 발돋움하려는 수원. 고양시가 지난 10여년간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도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기 MICE산업을 대표해온 가운데 최근 인구 120만명의 첨단 기업도시 수원이 튼튼한 도시 인프라를 무기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경기 MICE 산업의 지형도가 바뀔 것이라는 업계와 전문가들의 관측이 나오고 있다.

관광특구 지정된 고양, 제2도약 준비“10년간 바라던 숙원사업을 이룬 쾌거다.” 지난 6일 고양 킨텍스를 기점으로 호수공원에 이르는 3.94㎢ 일대가 MICE·한류관광 중심의 관광특구로 지정됐다. 국내 최대 규모(10만8566㎡)의 전시컨벤션센터 킨텍스를 기점으로 한류월드, 라페스타, 웨스턴돔, 호수공원까지 면적이 여의도의 1.4배에 달한다.

고양시는 이번 관광특구 지정으로 이제껏 온전히 누리지 못했던 MICE 경제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킨텍스 주변에 호텔, 쇼핑, 관광, 엔터테인먼트 등 배후시설이 부족해 연간 540만명이 찾는 MICE 도시에 걸맞은 경제적 효과를 보지 못했기 때문. “행사는 고양에서, 숙박·관광·쇼핑은 서울에서”라는 말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관광특구 지정으로 부족했던 MICE 배후단지 개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가시적인 성과도 나왔다. 관광특구 지정을 추진한 지난해 말부터 고양시는 킨텍스 인근 미개발 부지 매각을 추진했다. 그 결과 현재 총 4개 부지가 민간에 매각됐고 지난 6월 연면적 10만㎡의 대형 쇼핑몰 이마트타운이 들어섰다. 전문가들은 킨텍스 일대 개발이 완료되면 인근 원마운트, 아쿠아플라넷, 현대백화점, 엠블호텔 등 기존 시설과 연계한 도심형 MICE 복합단지기 조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2017년 한류월드 부지에 들어서는 K컬처밸리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K팝 상설공연장, 방송·영상 콘텐츠파크, 숙박·쇼핑시설을 갖춘 한류스트리트를 조성하는 K컬처밸리 사업엔 총 1조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고양시는 K컬처밸리와 관광특구 내 관광명소를 하나로 묶는 ‘고양 신한류 관광벨트’를 조성해 고양을 대표하는 MICE 콘텐츠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파주·연천·김포 등 접경도시와 공동으로 안보관광 콘텐츠를 개발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신봉교 고양시 마이스산업팀장은 “고양의 가장 큰 경쟁력은 10년 이상 축적한 MICE 분야의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라며 “앞으로 MICE산업을 통해 관광특구 지정과 K컬처밸리 조성에 따른 효과를 지역사회에 제대로 확산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남부권 MICE 거점 노리는 ‘수원’“수원의 미래는 MICE산업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 삼성전자와 글로벌 기업의 연구시설이 있는 인구 120만명의 첨단 기업도시 수원. 지금껏 MICE 변방도시에 머물던 수원시가 최근 MICE산업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 15년간 지지부진했던 광교지구 내 전시컨벤션센터 클라우드파크 건립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벌써부터 수원이 서울, 인천, 고양이 주도해온 수도권 MICE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원의 도시 규모와 인프라를 감안할 때 2018년 완공되는 클라우드파크가 MICE산업 발전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수원이 그리는 MICE의 청사진은 경기 남부권 MICE의 거점도시다. 화성, 안산, 용인 등 인접 도시의 MICE 수요를 흡수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김현 경기관광공사 경기MICE뷰로 부단장은 “수원은 서울까지 3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광역교통망과 수원역을 중심으로 노보텔앰배서더호텔, 롯데백화점, 롯데몰, AK몰, 전통시장, 수원화성 등 숙박·쇼핑·관광시설 등을 갖추고 있어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MICE 거점도시를 향한 수원시의 행보도 발빠르다. 올해 MICE 전담조직을 신설한 데 이어 경기MICE뷰로에 직원 2명을 파견해 수원시와 경기도 간 핫라인도 구축했다.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수원MICE뷰로 같은 별도의 전담기관을 설치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클라우드파크 개장에 맞춰 선보일 MICE 행사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5월 세계지속가능관광위원회(GSTC)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를 유치하며 국제 콘퍼런스를 매년 열기로 했다. 내년으로 예정된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맞아 문화관광 중심의 지역특화 MICE 콘텐츠 발굴도 추진하고 있다.

최강구 수원시 특수관광팀장은 “1200여개 관내 기업과 화성, 안산 등 인근 도시에 있는 2만여개 기업의 회의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부분을 집중 육성해 문화와 관광, 비즈니스가 어우러진 수원시만의 MICE 콘셉트를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_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