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좌파 '근로시간 단축' 자성론

"적게 일할수록 좋은 나라인가"
금융인 출신 경제장관 문제제기
투자은행 출신의 프랑스 경제장관이 좌파 성향의 집권 사회당의 뜻을 거슬러 1주일에 35시간 이상 일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제도에 문제를 제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경제장관(37)은 최근 프랑스 경제인연합회(MEDEF)에 참석해 근로시간 제도와 관련, “잘못된 생각”이라며 비판했다고 현지 일간 르피가로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외신에 따르면 마크롱 장관은 “예전에 좌파는 기업에 맞서는 것이 정치라고 믿었고, 국민이 적게 일할수록 좋은 나라가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이런 생각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텔레그래프는 “마크롱 장관이 주 35시간 근무제에 공격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는 2000년 좌우 동거정부 시절 리오넬 조스팽 사회당 총리의 주도로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했다.

15년 이상 이어져 온 사회당의 간판급 정책을 경제장관이 비판하자 당내에서는 ‘모욕적’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강한 반발이 이어졌다. 크리스티앙 폴 하원의원은 “(보수 우파인 전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가 돌아와 내각에 참여하고 있는 줄 몰랐다”고 비꼬았다.

마크롱 장관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샹젤리제와 같은 관광지구 내 상점의 일요일 영업 제한을 완화하는 내용 등의 경제 개혁법안을 추진하는 등 시장기능과 경쟁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