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투자] '포스트 차이나' 인도 펀드 나홀로 선전…고성장 베트남, 8년 박스권 탈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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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국내 은행들의 예금 금리는 연 1.65% 수준까지 내려왔다. 세금을 빼면 실질 예금 금리는 연 1.4%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물가상승률(지난해 1.4%)까지 고려하면 예금 상품을 통해 자산을 불린다는 것은 이제 먼 옛날의 이야기가 됐다.
고령 사회에 들어선 상황을 감안하면 이런 저금리·저성장 기조는 앞으로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자산을 모으고 증식시키려면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고성장 신흥국에 장기 투자
목돈을 모으려는 투자자라면 은행예금 금리나 국채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목표로 적극적으로 해외에서 투자 기회를 찾아야 한다. 빠른 경제성장으로 국내보다 높은 금리와 배당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신흥국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국내외 금융회사 보고서를 보면 대부분 경제성장률과 같은 지표를 투자 전망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1980년대부터 한국의 10년 평균 경제성장률과 주가·채권 수익률을 보면 1980~1990년대 경제성장률이 높은 기간에는 주가·채권 수익률이 높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2000년대 들어 경제성장률이 둔화된 시기에 주가 수익률은 -1.55%로 손실을 기록했다. 채권 금리 역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이처럼 경제성장률은 큰 틀에서 주식, 채권 등 자산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국내보다 경제성장률이 높은 국가에 투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투자 성과를 내는 데 유리하다.
물론 신흥국 시장에선 주가와 금리가 선진국보다 큰 폭의 등락을 보일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등락은 단기적인 충격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높은 경제성장률이 기대되는 신흥국에 분산 투자하면 장기적으로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다.인도 펀드의 부상신흥국 중에선 인도와 베트남을 눈여겨볼 만하다. 인도 펀드는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신흥국 증시가 일제히 가라앉은 가운데서도 홀로 선전하며 국가별 펀드 중 최고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올 들어 해외 투자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던 중국 펀드가 6월 이후 주가 급락으로 휘청대는 사이 인도 펀드가 그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인도는 신흥국 증시 전반으로 번지고 있는 외국계 자금 유출 흐름에서 벗어난 거의 유일한 국가다. 국제금융센터가 신흥 아시아 7개국(한국 인도 대만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을 상대로 최근 2개월간 외국인 주식자금 동향을 분석한 결과 한국(30억3400만달러), 대만(17억7800만달러) 등 5개국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한 반면 인도에는 6억3500만달러가 유입됐다.인도 증시에 투자금이 몰려드는 것은 인도 경제성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 때문이다. 최근 소프트뱅크, 알리바바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이 인도로 진출하고 있다. 인도는 인공위성을 화성까지 발사한 국가로 과학기술이 뛰어나다.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다.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7%대로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과 대조적으로 인도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6%대에서 7%대로 올리는 등 고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장사 이익에 비해 주가가 비싼 게 아니냐는 우려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상향조정되면서 잦아드는 모양새다.
인도는 세계 2위의 인구를 바탕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도 인구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전체 인구의 50% 수준이 25세 이하로 인도의 고령인구 부양 비율은 중국 일본 등과 달리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투자 한도 없애는 베트남
베트남 펀드 역시 인도 펀드와 함께 꾸준한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과 그리스 주식시장이 큰 폭의 조정을 받는 동안에도 꾸준한 수익을 냈다. 베트남 펀드 수익률은 인도 펀드와 함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 경기가 둔화하고 있음에도 베트남은 완만한 경제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베트남 계획투자부에 따르면 베트남의 올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6.2%다. 지난 7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요 국영기업이 상장해 있지 않는 베트남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30% 이하 수준이다. 향후 베트남 정부는 주요 국영기업을 상장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이는 증시의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베트남 도시화 과정에서 사회기반시설 투자 및 주택건설 투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베트남은 인구의 40%가 25세 미만으로 구성돼 있다. 풍부한 경제활동인구와 양질의 노동력은 향후 베트남 경제성장의 바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 정부는 이달부터 외국인 투자 한도가 대폭 완화되는 등 증시 활성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은행 등 일부 종목을 제외하면 외국인 투자 한도가 철폐될 예정이다. 이같은 조치는 베트남 증시를 끌어올릴 수 있는 호재다.
일례로 2005년 베트남은 외국인 지분 보유 한도를 30%에서 49%로 올렸다. 이 조치 이후 6개월 뒤 베트남 VN지수는 93.7%나 급등했다. 외국인 누적 순매수 규모도 2005년 10~12월에는 800만달러에 불과했지만 2006년 1~3월에는 6000만달러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베트남 증시는 8년 동안이나 박스권에서 머물렀다. 호찌민거래소의 VN지수는 2007년 1170.67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현재 600 수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 한도 확대가 박스권을 탈출할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우 KB투자증권 상품기획팀 차장 < leejungwoo@kbsec.co.kr >
고령 사회에 들어선 상황을 감안하면 이런 저금리·저성장 기조는 앞으로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자산을 모으고 증식시키려면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고성장 신흥국에 장기 투자
목돈을 모으려는 투자자라면 은행예금 금리나 국채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목표로 적극적으로 해외에서 투자 기회를 찾아야 한다. 빠른 경제성장으로 국내보다 높은 금리와 배당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신흥국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국내외 금융회사 보고서를 보면 대부분 경제성장률과 같은 지표를 투자 전망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1980년대부터 한국의 10년 평균 경제성장률과 주가·채권 수익률을 보면 1980~1990년대 경제성장률이 높은 기간에는 주가·채권 수익률이 높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2000년대 들어 경제성장률이 둔화된 시기에 주가 수익률은 -1.55%로 손실을 기록했다. 채권 금리 역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이처럼 경제성장률은 큰 틀에서 주식, 채권 등 자산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국내보다 경제성장률이 높은 국가에 투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투자 성과를 내는 데 유리하다.
물론 신흥국 시장에선 주가와 금리가 선진국보다 큰 폭의 등락을 보일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등락은 단기적인 충격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높은 경제성장률이 기대되는 신흥국에 분산 투자하면 장기적으로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다.인도 펀드의 부상신흥국 중에선 인도와 베트남을 눈여겨볼 만하다. 인도 펀드는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신흥국 증시가 일제히 가라앉은 가운데서도 홀로 선전하며 국가별 펀드 중 최고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올 들어 해외 투자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던 중국 펀드가 6월 이후 주가 급락으로 휘청대는 사이 인도 펀드가 그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인도는 신흥국 증시 전반으로 번지고 있는 외국계 자금 유출 흐름에서 벗어난 거의 유일한 국가다. 국제금융센터가 신흥 아시아 7개국(한국 인도 대만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을 상대로 최근 2개월간 외국인 주식자금 동향을 분석한 결과 한국(30억3400만달러), 대만(17억7800만달러) 등 5개국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한 반면 인도에는 6억3500만달러가 유입됐다.인도 증시에 투자금이 몰려드는 것은 인도 경제성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 때문이다. 최근 소프트뱅크, 알리바바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이 인도로 진출하고 있다. 인도는 인공위성을 화성까지 발사한 국가로 과학기술이 뛰어나다.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다.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7%대로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과 대조적으로 인도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6%대에서 7%대로 올리는 등 고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장사 이익에 비해 주가가 비싼 게 아니냐는 우려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상향조정되면서 잦아드는 모양새다.
인도는 세계 2위의 인구를 바탕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도 인구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전체 인구의 50% 수준이 25세 이하로 인도의 고령인구 부양 비율은 중국 일본 등과 달리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투자 한도 없애는 베트남
베트남 펀드 역시 인도 펀드와 함께 꾸준한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과 그리스 주식시장이 큰 폭의 조정을 받는 동안에도 꾸준한 수익을 냈다. 베트남 펀드 수익률은 인도 펀드와 함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 경기가 둔화하고 있음에도 베트남은 완만한 경제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베트남 계획투자부에 따르면 베트남의 올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6.2%다. 지난 7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요 국영기업이 상장해 있지 않는 베트남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30% 이하 수준이다. 향후 베트남 정부는 주요 국영기업을 상장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이는 증시의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베트남 도시화 과정에서 사회기반시설 투자 및 주택건설 투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베트남은 인구의 40%가 25세 미만으로 구성돼 있다. 풍부한 경제활동인구와 양질의 노동력은 향후 베트남 경제성장의 바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 정부는 이달부터 외국인 투자 한도가 대폭 완화되는 등 증시 활성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은행 등 일부 종목을 제외하면 외국인 투자 한도가 철폐될 예정이다. 이같은 조치는 베트남 증시를 끌어올릴 수 있는 호재다.
일례로 2005년 베트남은 외국인 지분 보유 한도를 30%에서 49%로 올렸다. 이 조치 이후 6개월 뒤 베트남 VN지수는 93.7%나 급등했다. 외국인 누적 순매수 규모도 2005년 10~12월에는 800만달러에 불과했지만 2006년 1~3월에는 6000만달러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베트남 증시는 8년 동안이나 박스권에서 머물렀다. 호찌민거래소의 VN지수는 2007년 1170.67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현재 600 수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 한도 확대가 박스권을 탈출할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우 KB투자증권 상품기획팀 차장 < leejungwoo@kbsec.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