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 정국 혼란 속 총선 투표 개시

중미 과테말라가 전 대통령과 부통령이 세관 뇌물 비리 혐의로 수감되는 정국의 혼란 속에서 6일(현지시간) 총선 투표가 개시됐다.

차기 대통령과 158명의 의원, 388명의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뽑는 이번 투표에 앞서 오토 페레스 몰리나 전 대통령이 3일 법원에 자진 출두한 뒤 구속적부심사가 진행됐고 구치소에 전격 구금돼 8일 추가 심리를 기다리고 있다.이날 투표가 시작되자 일부 지역에서는 과거에 있었던 부정선거를 예방하기 위해 시민단체들이 투표소 곳곳에 감시 인력을 세우기도 했다고 프렌사 리브레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번 선거의 대통령 후보에는 부유한 사업가이자 정치가인 중도 우파 리데르(LIDER)당의 마누엘 발디손(44), 정치 신예이자 코미 디 배우인 FCN당의 지미 모랄레스(46)가 ‘투톱’을 형성하면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 콜롬 전 대통령의 전 부인인 국민희망연 대(UNE)당의 산드라 토레스(59), 전 독재자 에프레인 리오스 몬트의 딸 수리 리오스 소사(47)도 보수 야당을 대표해 출사표를 던졌다.

집권 애국자당(PP)의 알레한드로 시니발디 후보는 현 정부 최고위층의 뇌물 수수 혐의가 불거지면서 국민의 시위가 잇따르자 최근 사퇴했다.발디손은 지난 4월 세관 뇌물 비리 사건이 공개되기 전까지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렸으나, 지난주 한 여론조사에서는 22.9%의 지지율을 얻어 25%인 모랄레스에 역전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대통령 투표는 50% 이상을 득표한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오는 10월 25일 결선을 치르게 된다. 정권의 최고위층이 연루된 부패 사 건이 온 나라를 뒤흔든 상황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30% 안팎의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할 수도 있을 것으로 선거관리위원회 등 당국은 전망했다.

검찰과 과테말라 반면책 국제위원회(CICIG)는 수입업체의 통관세를 덜어주는 대가로 작년 5월부터 지난 4 월까지 페레스 몰리나 전 대통령과 발데티 전 부통령을 포함한 전·현직 국세청장, 세관 공무원들에 380만달러에 달하는 뇌물이 건네 졌고 이 가운데 80만달러가 페레스 몰리나에게 전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