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골프 여전사들 '에비앙대전'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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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시즌 마지막 메이저 에비앙챔피언십 10일 개막
김효주 '2연패+신인왕' 두 토끼 사냥…박인비 '슈퍼 커리어 그랜드슬램' 도전
전인지, 4개국 메이저 석권 기회…유소연 "작년 실격 아픔 씻겠다"
미셸 위·리디아 고 등도 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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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암살자’란 무시무시한 별명을 달고 다니는 박인비(27·KB금융그룹). 좀체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포커 페이스’인 그가 대놓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때가 있었다. 지난달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직후다. 그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4개 메이저대회면 충분하다”며 AP와 ESPN 등 미국 언론들이 내세운 ‘진짜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5개 메이저 제패’라는 주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LPGA 무대를 독식하는 ‘K골프’를 시샘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독설이었다. 하지만 논란은 잔불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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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슬램’이면 되겠니?박인비는 앞서 “에비앙은 2012년 이미 제패한 대회”라고 말했다. 사실상 ‘슈퍼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것이나 마찬가지란 얘기다.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선 긋기’지만 세계 골프계가 받아들이는 의미는 다르다. 박인비가 이 대회마저 제패한다면 LPGA 역사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5개 메이저대회 제패는 아무도 가보지 못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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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지(21·하이트진로)에게도 에비앙은 특별하다. 이미 한·미·일 3개국 메이저를 석권한 만큼 이번 대회까지 우승하면 3개 대륙, 4개국에서 열리는 메이저대회를 모두 제패하게 된다. ‘다양한 코스에서 모두 강하다’는 점을 입증할 기회다. 그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최고 상금을 주는 한화금융클래식(우승상금 3억원)까지 건너뛰며 컨디션 조절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하이원리조트오픈에서 우승한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에게도 이번 대회는 남다르다. 그는 지난해 변형 퍼터 사용을 이유로 2라운드에서 실격당한 아픔이 있다. 퍼터로 신발에 묻은 모래를 털다 샤프트가 휜 것을 뒤늦게 발견하곤 자진신고했고, 그대로 짐을 싸야 했다. 그는 “고국에서 우승한 기운을 그대로 받아 아쉬움을 풀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주 한화금융클래식에서 ‘깜짝 우승’한 노무라 하루(23·한화)와 부상에서 회복 중인 미셸 위(26),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박인비에게 넘겨준 리디아 고(18) 등 스타 골퍼가 모두 출전한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