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자본유출 막아라"…중국, 모든 외환거래 통제 강화

중국 정부가 급격한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해 자본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위안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면서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최근 급감한 데 따른 것이다.

중국 인민은행 산하 국가외환관리국(SAFE)은 최근 자국 내 금융기관에 모든 외환거래에 대한 점검과 통제를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특히 수출업자가 송장 가격을 실제 거래가보다 높게 표시하는 ‘오버 인보이싱’으로 외화를 유출하는 관행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라고 당부했다.지난주 인민은행은 다음달 15일부터 시중 은행이 위안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선물 계약 시 거래 대금의 20%를 ‘위험준비금’ 명목으로 인민은행에 예치하도록 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이 같은 거시건전성 정책 도입은 지난달 중국 외환보유액이 3조5574억달러로 한 달 새 939억달러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올 들어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 방어에 쓴 돈이 20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아직은 세계 최대 규모의 외환보유액을 자랑하지만 빠른 속도로 줄어드는 추세라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중국 외환보유액에 대한 국제통화기금(IMF)의 최소 권장 수준은 2조6000억달러다.중국으로부터의 외화 유출은 지난달 11일 위안화 가치 평가절하 이후 가팔라졌다. 위안화 가치가 꾸준히 오르는 동안 투자자들은 저금리로 달러를 빌려 위안화를 매입해왔지만, 이런 흐름이 깨지면서 위안화 투자금이 이탈하고 있다.

중국 기업·가계의 자산 다변화 움직임과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도 영향을 주고 있다.

왕타오 UBS 애널리스트는 “외환거래 통제 강화는 예상됐던 것”이라며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효과가 줄어드는 만큼 이 같은 조치가 오래 지속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