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갤러리] 자연이 만든 조각품 '델리케이트 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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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hankyung.com/photo/201509/AA.10515581.1.jpg)
아치스 국립공원을 간 날은 미국의 공휴일인 메모리얼 데이였다. 머리 위로 내리쬐는 뜨거운 햇살에 송글송글 땀이 맺히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의 트레킹을 하고 만나게 된 델리케이트 아치. 높이 16m, 폭 10m의 바위가 이뤄낸 거대한 곡선이 눈앞에 나타났다. 모퉁이를 돌아 시원한 바람과 함께 마주한 감격적인 만남이었다. 시간과 바람과 빗물이 만들어낸, 또 그것에 의해 무너져 사라지는 생자필멸(生者必滅)의 법칙을 보여주는 증거랄까. 그렇게 나는 대자연 앞에서 우주의 커다란 이치와 조우할 수 있었다.
정미자(경기 포천시 소흘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