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시들해진 배, 품종 다변화로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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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3
현장 리포트
획일화된 맛에 소비자 외면
신고배 단일품종이 95% 차지…수입과일 등 공세에도 밀려
황금배 등 대체품종 확대
당도 높고 육질 부드러워…이마트, 판로확대 지원 나서

조씨와 같은 배 농가들이 요즘 가장 신경 쓰는 일은 배의 품종을 다변화하는 것이다. 배 소비가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드는 것이 소비자에게 다양한 맛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가격도 내림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배 가격(㎏당)은 2013년 연간 평균 3414원에서 올 들어서는 2302원으로 32.6% 급락했다. 재배 면적도 2001년 이래 14년째 줄고 있다. 수익성이 악화된 탓에 배 농사를 포기하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조씨는 “국산 대표 품종인 황금배는 강한 단맛, 얇은 껍질, 부드러운 과육이 강점이지만 작은 충격에도 상처가 잘 나기 때문에 유통이 힘들다”며 “대형마트라는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지 못했으면 재배를 지속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조씨를 비롯해 나주와 경북 상주, 경남 하동의 황금배 재배 농가는 이달 15일부터 이마트를 통해 첫 전국 판매에 나선다. 이마트가 추석을 앞두고 국산 농·수·축산물 육성을 지원하는 ‘국산의 힘’ 프로젝트 상품으로 황금배를 선정한 데 따른 것이다. 기존에는 농협 등을 통해 지방 위주로만 판매했다.
이현규 이마트 과일 수석바이어는 “황금배 원황배 화산배 추황배 감천배 등 토종 배는 식감, 당도, 과즙량, 출하 시기 등이 서로 달라 소비자에게 배에 대한 새로운 인상을 줄 수 있다”며 “판로 지원, 패키지 제작, 홍보물 제작 등을 지원해 현재 5%에 불과한 토종 배 매출 비중을 15%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나주=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