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기식 한국교육, ICT 통해 토론수업으로 바꿔야"

대교 '2015 글로벌 교육포럼'
'거꾸로 수업' 창시자 존 버그만 플립트클래스닷컴 최고교육책임자

미리 영상학습 뒤 학교서 토론, 국내 250여개 학교서 시행중
"교실은 단순 지식전달 벗어나
학생이 수업 주도권 갖는 창조적 사고활동 공간 돼야"
“그간의 교육은 학생들을 학교에 밀어 넣고 교사가 정보를 배포하는 이른바 ‘공장형 모델’이었으며 앞으로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학생이 수업의 주도권을 갖고 교사와 긴밀하게 소통하는 방향으로 바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 봉천동에 있는 교육업체 대교 본사에서 17일 열린 ‘2015 글로벌 교육포럼’의 기조연설을 맡은 존 버그만 플립트클래스닷컴 최고교육책임자(CLO·사진)는 “미래는 지금까지와는 많이 다르겠지만 기술을 통해 교사가 학생에게 더 가치 있는 존재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버그만 CLO는 ‘거꾸로 수업(flipped learning·플립 러닝)’을 고안한 미국의 교육 전문가다. 플립 러닝은 교사가 동영상으로 공부할 내용을 녹화해 학생들에게 주면 학생들이 집에서 인터넷이나 텔레비전을 통해 이를 본 뒤 수업시간에는 동영상 내용에 대한 토론이나 실험, 질의응답식 심화학습을 하는 교육 방식이다. 국내에선 2012년 KAIST와 UNIST(울산과학기술원)를 중심으로 도입됐다. 250여개 초·중·고등학교에서 플립 러닝 모델을 도입한 수업을 하고 있다. 버그만 CLO는 “교사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학생이 수업의 중심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교육 모델이 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교사는 지식을 전달하고 학생은 암기하는 단순한 학습이 아니라 교실에서는 미리 공부한 지식을 토대로 분석, 평가, 창조하는 사고활동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버그만 CLO는 “교실에서는 단순 지식을 전달하고 고차원적인 사고활동은 학생이 감당해야 하는 현실을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학급당 학생 수가 많고 암기식 교육이 발달한 한국에 플립 러닝이 어떻게 자리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해 그는 “꼭 기억해야 하는 지식은 암기해야 한다”면서도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정보를 달달 외우는 것은 ICT에 친숙한 요즘 학생을 위한 학습법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입식 교육과 플립 러닝을 절충하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라며 “토론식 수업을 이끌어나가려는 노력이 플립 러닝의 시작”이라고 조언했다.‘ICT 융합교육으로 미래를 연다’는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는 한국의 현실에 맞는 ICT 융합교육 모델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다. 사례발표에 나선 김진숙 한국교육학술정보원 교육정보본부장은 “즐겁고 흥미로운 학교를 조성하기 위해 학생별 취향과 적성을 고려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학생에게도 (이 프로그램을 학습할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동훈 인천심곡초등학교 교사는 수학, 과학, 미술수업에 3차원(3D)프린팅을 도입한 사례를 발표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