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준중형을 뛰어넘은 주행 품질…현대차의 진화 '6세대 아반떼'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 신형 아반떼. (사진 제공=현대차)
[ 김정훈 기자 ] "하체가 단단해지고 기본기 잘 잡았네"

지난 17일 신형 아반떼를 타고 양평 대명리조트에서 충주에 있는 킹스데일GC를 돌아오는 총 140㎞ 구간을 달려 본 소감이다.6세대 아반떼는 야무진 주행 성능과 한층 정제된 디자인, 준중형급 최상의 품질을 앞세워 완전히 다른 모델로 돌아왔다. 겉과 속을 잘 다듬었고 세대 진화를 이뤘다.

시승에 사용된 모델은 1.6L 디젤 차량이다. 연료 효율성을 높인 7단 DCT(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얹은 준중형 세단으로 수입산 디젤 소형차와 비교 평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이전보다 뚜렷히 향상된 디젤 승용 기술은 6세대 모델에 잘 녹아들었다.

특히 현대차가 미디어 시승회에 가솔린이 아닌 디젤 모델을 전면 배치한 점은 향상된 디젤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아반떼 사전 구매자의 디젤 선호도가 5세대 차량보다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적극 알리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충주 킹스데일GC에서 만난 신형 아반떼. (사진=김정훈 기자)
시승 코스는 평일 점심 후 고속도로와 국도 등 교통 흐름이 원활한 코스가 주를 이뤘다.

신형 아반떼를 1시간가량 운전해 보니 현대차 품질이 최근 몇 년 사이 확연히 달라졌다는 걸 실감했다. 그 변화의 중심 영역은 '주행 품질'이다.

2013년 신형 제네시스 출시 이후로 확실히 현대차 주행 품질은 글로벌 스탠더드 평균 이상으로 올라섰다. 쏘나타, 투싼, 쏘렌토 등 풀 체인지를 거듭한 선두 모델이 이미 증명했고, 아반떼는 준중형급까지도 기본기 혁신을 가져왔다는 점을 보여준다.일반적으로 고속도로에서 낼 수 있는 제한속도를 훌쩍 넘기고도 하체가 안정감이 보인 주행 밸런스는 단연 돋보였다.

최고출력은 이전 128마력에서 136마력으로, 최대토크는 28.5㎏·m에서 30.6㎏·m 등 성능이 보완됐다. 운전대 반응이 차체 움직임에 맞춰 좀더 민첩해졌다. 핸들을 조작할 때 손맛이 좋아졌다. 아반떼XD, 아반떼HD 시절을 생각하면 놀라운 발전이다.
(사진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 신형 아반떼 전방 그릴, 엔진룸, 에너지소비효율 스티커, 실내 센터페시아 상단.
디젤 차량의 소음진동을 상당히 잘 억제한 부분도 인상적이다. 서울 도심 운전과 비슷한 60~80㎞ 가속으로 달릴 땐 가솔린인지, 디젤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다. 물론 정차 후 공회전 때나 급가속을 할 때 엔진 반응은 가솔린보단 거칠다.남성우 현대차 팀장은 "저중속 토크를 강화해 성능을 개선했고 연소효율 증대 및 주행시 소음진동도 줄였다"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은 이전 11.5초에서 10.8초로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충주에서 양평으로 돌아오는 주행에선 급가속을 줄이고 편안한 운전을 해봤다. 스포츠, 에코, 일반 주행모드를 도로 상황에 따라 여러번 바꿔보면서 차를 탔다.

주행거리 70㎞ 달린 결과 계기판에 실주행 연비는 L당 14.7㎞ 표시된다. 17인치 휠 기준 복합 연비는 17.7㎞/L인데 에이컨 가동 등을 감안해서인지 공인 연비에는 못 미쳤다.

변속기를 자동으로 조작할 경우 스포츠모드 주행보단 일반주행이 훨씬 가속 반응이 부드럽다. 스포츠모드는 시속 100㎞ 넘어가는 정속 구간에서 7단까지 오르지 않고 6단에 머물러 연료 효율 면에서 손해를 보기 때문. 스포츠모드 주행은 변속기의 수동 조합이 더 어울렸다.

인테리어는 LF쏘나타의 축소판 같다. 디자인 통일화 작업의 일환으로 보인다.좋은 물건이 나왔지만 새로운 사양을 선택할 경우 가격은 오른다. 차값 인상 부분은 실속형을 찾는 준중형 고객에게 아쉬울 수밖에 없다. 준중형 세단은 2000만원 미만에서 신차 예산을 잡는 고객들이 많다. 아반떼 디젤 풀옵션(프리미엄)은 2371만원. 편의 옵션으로 썬루프와 후측방 경보 시스템을 추가하면 83만원 오른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