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연석회의 "문재인 재신임" 결의…비주류 상당수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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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연합 '대표 재신임' 결론…당 내분 수습은 미지수새정치민주연합은 20일 ‘당무위원회-의원총회 연석회의’를 열어 문재인 대표 재신임을 확인하고 더 이상 대표 거취를 둘러싼 논란을 벌이지 않기로 결의했다. 이에 문 대표는 “중진 의원들이 중심이 됐고 바쁜 시기에 많은 의원과 당무위원이 논의한 것이기에 오늘 결의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좀 더 숙고해 21일께 재신임 투표 철회 여부에 대해 확실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주류 다수가 참석하지 않은 회의에서 나온 결정이라 재신임을 둘러싼 내홍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문재인 "무겁게 받아들이겠다"…21일 재신임투표 철회입장 발표
안철수·김한길·박지원 등 불참…계파간 갈등 해소 쉽지 않을 듯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연석회의 뒤 “지난번 중앙위원회를 통해 문 대표는 이미 재신임됐고 더 이상 (투표) 절차를 진행하지 않는 것이 옳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다수의 당무위원과 의원이 모인 자리에서 이같이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박병석 전 국회 부의장도 “더 이상 분열적 논란이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이 없는 한 이 안은 (문 대표가) 받아야 할 것”이라며 “당 대표는 당의 단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다른 견해를 가진 분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을 권유한다”고 말했다. 박 전 부의장은 연석회의 뒤 문 대표를 만나 회의 결과를 전했다.
이날 오후 4시 시작한 연석회의에는 현역의원 129명과 원외 당무위원 31명 가운데 현역의원 81명과 원외 당무위원 12명이 참석했다. 참석의원 중 친노(친노무현)계는 45명, 비노계는 36명으로 분류됐다. 비공개로 전환한 회의에서 참석의원들은 “당의 갈등을 더 키운 재신임 카드를 거둬들이고 통합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석회의를 통해 문 대표가 ‘정치적 재신임’을 받았지만 과제는 만만치 않다. 김한길·안철수 전 대표 등 비주류가 상당수 불참해 ‘반쪽 회의’로 열린 만큼 계파 간 내홍이 완전히 종식되긴 힘들 거란 전망이 많다. 앞으로 친노-비노 간 세 대결이 더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비주류 의원모임인 ‘민주당집권을위한모임(민집모)’ 소속 최원식 의원은 “우리(비주류)가 재신임해달라고 했나, 당대표 사퇴를 요구했나”며 “연석회의를 하면 당을 더 분열시킬 소지가 있다”고 불참 이유를 말했다.
하지만 연석회의에 참석한 당무위원과 다수 의원이 문 대표의 재신임 쪽으로 의견을 모은 만큼 일방적으로 외면할 수 없다는 것도 비주류 진영의 고민이다. 박 전 부의장은 “당무위는 전당대회, 중앙위원회 등으로부터 당의 모든 전권을 위임받은 의사결정기구고 의총도 실질적으로 당을 운영하는 주체”라며 “연석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은 당과 의원들의 뜻이 모아진 거라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비주류 측 한 의원도 “수적으로 불리한 데다 연석회의에서 의결한 사안을 무작정 반대하다가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고, 당내 소수 의견으로 치부될 수도 있어 걱정이 많다”고 털어놨다.
손성태/은정진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