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입성 앞둔 영국 콘텐트미디어 "드라마·예능 제작사 투자 검토"

'꽃할배' 해외 유통 경험
한국서 제작시장 본격 진출
“상장을 통해 조달할 자금의 상당 부분을 드라마 등 한국의 방송영상 제작사에 투자할 생각입니다.”

중국 미디어그룹인 세븐스타스의 알렉스 체르파코프 대표(사진)는 최근 한국을 방문해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체르파코프 대표는 세븐스타스가 영국에 설립한 방송영상 콘텐츠 투자·유통업체인 콘텐트미디어의 한국 기업공개(IPO)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그는 내년 1월 콘텐트미디어를 코스닥시장에 상장시키기 위해 지난달 8일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들을 만나 콘텐트미디어의 사업성을 설명하고 한국의 잠재적 투자자를 찾아 사업 전략을 알리는 등 회사 인지도를 높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의 목표대로 상장에 성공하면 콘텐트미디어는 국내 증시에 입성하는 ‘영국 기업 1호’가 된다.

체르파코프 대표는 “콘텐트미디어는 글로벌 시장에서 방송영상 등 콘텐츠를 제작하고 투자·유통하는 업체”라며 “한국 기업 중에는 CJ E&M이 비슷한 사업모델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미국 유명 다큐멘터리 감독인 알렉스 기브니의 제작사에 일정한 지분을 투자한 뒤 공동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여러 나라의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할 수 있도록 콘텐츠 유통을 했던 게 대표적인 사업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관련 사업에 대해서는 “케이블채널 tvN의 인기 오락 프로그램인 ‘꽃보다 할배’의 해외 판권을 구입해 해외 6개국에서 유통시킨 경험은 있지만 콘텐츠 제작 단계까지는 아직 투자하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제작 분야에까지 본격적으로 뛰어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 방송영상 제작사의 지분을 매입하거나 콘텐츠 합작 투자를 통해 공동제작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체르파코프 대표는 “콘텐트미디어는 글로벌 콘텐츠 유통 경험이 많은 만큼 콘텐츠 경쟁력만 있다면 한국 방송 프로그램도 해외에서 대량으로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상장을 통해 조달할 자금을 콘텐츠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