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1박에 12만원…빈방 없어요"

추석연휴 애견호텔 예약 끝나…애견카페들 호텔 영업도

24시간 웹캠 통해 관찰 가능

반려동물 동반 애견펜션 증가
한화리조트는 '펫 프렌들리룸'
추석 기간엔 특별간식도 제공
서울 청담동의 A애견호텔은 올해 추석 연휴 예약이 지난달 초에 모두 끝났다. 30여마리를 수용할 수 있는 이 호텔은 낮에는 다른 개와 놀게 해주고 24시간 웹캠으로 자신의 개를 모니터링할 수 있어 애견인 사이에 인기가 높다. 이 호텔 관계자는 “하루 이용료가 4만~12만원인데 현재 대기 중인 손님이 10개팀이 넘는다”며 “추석 연휴엔 예약 취소도 잘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개 맡길 데 없나요”
추석이 다가오면서 애견인들은 개를 맡길 곳을 찾느라 분주하다. 고향에 가거나 여행을 떠나기 위해 애견호텔 등에 개를 맡기려 해도 자리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부 애견호텔은 추석을 성수기로 분류해 돈을 더 받기도 한다. 서울 송파동의 B애견호텔 측은 “평소에는 1박에 2만~3만원을 받지만 추석에는 4만~6만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명절 기간에 개를 맡기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개를 데리고 출입할 수 있는 애견카페가 ‘애견호텔’로 변모하는 사례도 있다. 경기 오산의 C애견카페는 추석 연휴에 카페 문을 닫고 애견호텔로 운영하기로 했다. 개 수용시설 8칸을 갖춘 이곳은 오는 26일 이후 맡아야 할 개가 열 마리를 넘자 카페 공간도 개들의 숙소로 바꾸기로 한 것이다.
반려견 위탁 수요가 증가한 것은 추석 연휴를 이용해 귀성과 여행을 겸하려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대부분 숙박업소는 위생 문제와 다른 투숙객의 항의 때문에 애완동물 동반을 금지하고 있다. 애견 세 마리를 키우는 직장인 김모씨(33)는 “휴가나 명절 때마다 고민이 크다”며 “반려견과 함께 숙박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도권 애견호텔들과 달리 지방의 애견펜션들은 아직 여유가 있는 편이다. 강원 평창의 한 애견펜션 운영자는 “지방의 애견펜션들은 널리 알려지지 않아 지금이라도 예약하면 여행을 즐기면서 애견과 편안히 묵을 수 있는 여유가 있다”고 전했다.

애견펜션·애견캠핑…“함께 오세요”

애견인들의 고민이 커지자 반려견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이 주목받고 있다. 반려견과 함께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충북 충주 ‘띵독애견펜션’, 반려견도 시원하게 수영을 즐길 수 있는 경기 가평 ‘쁘띠독 펜션’ 등은 애견을 위한 편의시설까지 갖췄다. 애견 수영장으로 유명한 충남 태안 ‘태양은 가득히’, 정원이 아름다운 태안의 ‘하늘지기펜션’, 제주도의 ‘모두올레 애견펜션’ 등은 낭만적인 바닷가 펜션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인천 만정레저캠핑장, 강원 정선의 동강전망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 등 애견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캠핑장도 있다.

리조트에서도 애견과 같이 묵을 수 있는 방을 내놨다. 한화리조트 산정호수·수안보·양평은 오는 25일부터 5㎏ 미만의 개나 고양이 한 마리와 함께 묵을 수 있는 ‘펫 프렌들리 룸’을 마련했다. 투숙할 수 있는 객실은 양평 8실, 산정호수 4실, 수안보 산장 2동이다. 팻 프렌들리 룸은 온돌객실로 쿠션, 사료통, 배변패드 등의 기본 물품을 구비하고 있으며 반려동물 한 마리당 하루 2만원의 객실료를 더 내야 한다. 추석 연휴(25~28일)에 이용하는 반려동물에게 특별 간식을 선착순으로 준다.리조트 최초로 시행하는 만큼 애견인들의 반응도 뜨겁다. 류지영 한화호텔앤리조트 홍보팀장은 “애견인들에게서 문의가 많이 오고 있으나 준비된 객실이 많지 않아 우선 회원 위주로 방을 배정하고 있다”며 “총 14실 중 이미 50% 정도가 예약됐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