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후임 하원의장은…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 유력

존 베이너 미국 연방 하원의장이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가 유력한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다. 베이너 의장은 지난 25일 다음달 말 하원의장직과 하원의원직을 사임하겠다고 발표했었다.

28일(현지시간) 미 언론들에 따르면, 매카시 원내대표는 현재 하원 2인자라는 점과 2012년 대선 부통령 러닝 메이트로 나서는 등 강력한 경쟁자로 꼽혀온 폴 라이언(위스콘신주) 예산위원장의 불출마 방침 등이 겹치면서 가장 유력한 인물로 떠올랐다. 지난해 하원 원내대표 자리를 놓고 매카시와 맞섰던 티파티의 대표주자 라울 라브라도(아이다호) 의원도 출마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너 의장도 기자들을 만나 “케빈 매카시가 훌륭한 의장이 될 것”이라고 지지의사를 밝힌 데 이어 공화당내 입김이 센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도 언론에 매카시가 차기 의장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1995∼1999년 하원의장을 지낸 깅리치는 “현 시점에서 매카시를 대체할 인물은 없다”며 “매카시는 매우 똑똑하고 능력 있으며,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하원 의장은 대통령과 부통령에 이어 미국에서 서열 3위인 정치적으로 막강한 위상을 가진다. 1965년생으로 올해 50세다. 베이너 의장보다 15살이나 어리다. 2006년에 하원에 진출한 그가 하원의장이 되면 미국 정치사에서 가장 짧은 시간에 의회 수장이 되는 기록을 쓰게 된다.캘리포니아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매카시 의원은 합리적인 성향의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다. 당내 강경세력인 ‘하우스 프리덤 코커스’등은 매카시에 대해 “정통 보수의 적자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지만 이들이 가진 표로 매카시를 저지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당 대표직을 맡으며 소속의원들의 정치자금을 확실히 지원했으며 온건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내부 계파들도 적절히 관리해 두터운 신망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아직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매카시 외에 현재 대니얼 웹스터(플로리다)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재정위원장인 젭 헨잘링(텍사스) 의원도 “선택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금주 초 출마선언을 할 전망이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