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서비스' 바라는 사회…'알짜 서비스산업' 망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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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어가는 성장엔진…갈 길 먼 서비스산업서비스는 공짜라는 인식이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체 고용의 약 70%, 국내총생산(GDP)의 약 60%를 차지하는 무형의 가치와 기술력 등에 대한 냉대가 서비스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어렵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 제조업에서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에 따라잡히고 있다. 가격뿐만 아니라 기술력에서도 그렇다.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통해 경제 전반의 성장 활력을 되찾아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서비스산업의 활성화는 다른 산업의 생산성까지 증가시키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한다.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서비스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식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말이 ‘서비스 없어요?’”라면서 “은연중에 서비스는 제값을 주고 산 제품 외에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다”고 말했다.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산업은 눈에 보이지 않으면 공짜라는 인식이 만연해 있는 대표적인 산업이다. 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 10명 중 4명은 불법 복제물을 이용했다. 더 좋은 고급 콘텐츠를 제작하려는 의욕은 꺾일 수밖에 없다. 금융산업도 마찬가지다. 은행 증권 자산운용 등 금융산업은 제값을 받지 못해 글로벌 경쟁력을 잃고 있는 산업 중 하나로 꼽힌다. 금융 서비스에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데 부정적인 인식이 강해 금융회사의 각종 컨설팅이나 상담은 무료로 이뤄지고 있다. 김영완 폴란드 PKO은행 외국기업금융 총괄이사는 “해외 금융회사들은 계좌 개설부터 투자 상담까지 모든 서비스에 철저하게 수수료를 받는다”며 “소비자도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서는 지출을 해야 하는 걸 자연스럽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실 서비스산업총연합회장은 이와 관련해 “보이지 않는 무형의 기술과 서비스가 갖고 있는 가치에 대해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지고, 이에 걸맞은 지출이 수반돼야 서비스산업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