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위호켄의 동풍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모든 예술행위는 나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의 재현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사실주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1882~1967)는 항상 지갑 속에 이런 글귀를 갖고 다니며 1930~1960년대 미국의 시대상을 시각예술로 재현했다. 당시 미국 사회는 주식시장 붕괴와 대공황, 2차 세계대전, 매카시 광풍과 냉전, 케네디 암살, 마틴 루터 킹의 인종차별 저항 등 파란만장한 시기였다. 그는 기존 화가들이 그리던 풍경과는 반대로 사무실, 집, 영화관, 호텔 등 도시적인 공간에 주목하며 현대인의 단절과 소외감, 고독, 상실감을 화폭에 담아냈다.미국 중산층이 거주하는 뉴저지의 위호켄 마을을 그린 이 작품은 현대인의 고독과 상실을 색채예술로 묘사한 대표작이다. 이 그림은 2013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4048만5000달러(약 475억원)에 거래됐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