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소TV]‘막영애14’ 종영-영애씨, 결혼하고 계속 고군분투하면 안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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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영애14’ 종영-영애씨, 결혼하고 계속 고군분투하면 안되나요? (사진=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14` 공식홈페이지)
‘대한민국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이하 ‘막영애’)의 시즌 14가 종영했다. 새로운 시작과 함께 불가피했을 변화와 기존 팬과 새로운 팬들의 입김 사이에서 제작진의 고민이 적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막영애’는 2007년 4월 첫 방송 이후 ‘케이블계의 전원일기’라고 불리며 9년째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어디엔가 정말 있을 것만 같은 인물들과 배경, 전세난, 취업난, 비정규직의 애환 등 매회 누구나 겪을 법한 일들로 촘촘히 짜여진 에피소드들. 이를 통해 가난하지만 예쁜 여자와 재벌남이 운명적으로 만나 사랑하는 신데렐라 스토리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내용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사랑을 톡톡히 받았다.
그리고 이런 인기의 중심에는 주인공 ‘이영애’(김현숙)를 비롯한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들이 있다. 막돼먹은 세상에 막돼먹은 짓으로 속 시원한 ‘사이다’를 전달하는 여주인공, 밉지만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조연들 그리고 날 것 그대로 올린 듯 한 대사들까지 버릴 것 하나 없는 드라마였다.
특히 이번 시즌에서는 낙원사를 나와 창업에 도전한 영애의 모습이 그려졌다. 사장이 되면 `갑`이 될 줄 알았지만 낙원사 사장 `조덕제`(조덕제)의 방해공작과 믿었던 `라미란`(라미란)의 배신까지 겪으며 급기야 생활고에 시달리게 된 영애는 식당 아르바이트에 전 회사의 하청일까지 맡는 굴욕도 불사하고 나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게 나아지지 않는 경제사정에 회사를 접으려 하지만, 영애를 믿고 따르는 두 직원 `박선호`(박선호), `박두식`(박두식)과 산호의 도움으로 계속 회사를 운영해나가게 된다. 그리고 결국 하청업체로 함께 일했던 영애에게 갑질을 했던 덕제가 영애와 전세가 역전된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하지만 영애는 갖은 횡포로 자신을 괴롭혔던 덕제를 품는 대인배의 면모를 보이며 `영원한 갑을관계는 없다`는 통쾌한 교훈을 남겼다.
이처럼 새로운 배경으로 변화를 꾀했던 시즌14는 ‘막영애’를 시즌1부터 지켜봤던 애청자들에게는 남다른 의미였다. 주연배우 김현숙의 출산 후 컴백 시즌으로 1년 동안이나 기다렸음은 물론, ‘김산호’(김산호)의 합류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산호는 앞선 시즌에 등장했던 ‘최원준’, ‘장동건’을 비롯한 ‘영애의 남자’ 라인업에서 가장 압도적인 인기를 끌었던 캐릭터. 무엇보다 외모 지상주의자였던 ‘모태 강남족’ 산호가 예쁘지 않은 영애와 ‘썸과 쌈’ 사이를 오갔던 과정, 그리고 사랑하게 되기까지의 내용을 충분히 납득할 수 있게 그려내며 디테일한 감정을 교류하고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런 지지에 힘입어 산호는 시즌6부터 시즌11까지 등장했고 제작진 측에서도 꽤나 공들인 인물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시즌12의 시작과 동시에 산호는 ‘혼수 갑질한 어머니 때문에 파혼’이라는 한 문장으로 영애의 과거 남자가 돼버렸다. 이전 시즌을 애청해온 사람이라면 의아한 대목이다. 앞선 시즌에서 산호의 부모님은 ‘부유하지만 경차를 타고 다닐 만큼 검소하며 허튼 곳에 돈 쓰는 것을 싫어하시는 분’이라고 표현돼왔다. 돈 밝히는 ‘강남 시댁’이라는 정형화된 공식에 대충 끼워 맞춰 산호를 ‘팽’ 한 느낌을 지울 수 없던 점은 시즌 12의 아쉬움으로 남았다.
무려 6개 시즌에 등장하며 누구보다 사랑받았던 캐릭터를 단순히 영애에게 미련만 남은 파혼남으로 치부한 느낌에 골수팬들은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이에 따라 산호가 영애의 마지막 남자와 이어주기 위한 매개체로 이용당하고 버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아닌 우려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 이번 시즌에서 가장 몰입을 방해하는 포인트로 과거 시즌과의 개연성 문제가 꼽히고 있는 만큼, 극적인 삼각관계를 구성하며 허술해진 캐릭터의 힘에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매 시즌 전 편과의 연결고리에 새로운 변화요소까지 걸어야하는 것이 시즌제 드라마의 숙명이자 제작진의 영원한 고민일 터.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과정과 결과는 없을 것이다. 다만, ‘막영애’를 이끌어온 주요 캐릭터인 산호와 새 캐릭터 ‘이승준’(이승준)의 입체적인 변화를 좀 더 세밀하게 가공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야 하는 만큼, 이제는 ‘누구와 연결되느냐’보다 ‘어떻게 연결되느냐’에 집중해야 될 때다.
‘막영애’ 팬들에게는 딜레마가 있다. 어딘가 나와 닮은 구석이 있는 영애의 행복을 바라지만, 그가 결혼하면 드라마가 완전 종영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바로 그것. 14개의 시즌을 지나오며 영애의 사랑은 늘 떠났고 힘든 현실에 고군분투했다. 이제는 ‘막영애’가 ‘마지막 사랑을 찾은 영애의 고군분투기’로 우리 곁에 더욱 오래 남아주길 바라본다.
블루뉴스 조은애기자 eu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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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런 인기의 중심에는 주인공 ‘이영애’(김현숙)를 비롯한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들이 있다. 막돼먹은 세상에 막돼먹은 짓으로 속 시원한 ‘사이다’를 전달하는 여주인공, 밉지만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조연들 그리고 날 것 그대로 올린 듯 한 대사들까지 버릴 것 하나 없는 드라마였다.
특히 이번 시즌에서는 낙원사를 나와 창업에 도전한 영애의 모습이 그려졌다. 사장이 되면 `갑`이 될 줄 알았지만 낙원사 사장 `조덕제`(조덕제)의 방해공작과 믿었던 `라미란`(라미란)의 배신까지 겪으며 급기야 생활고에 시달리게 된 영애는 식당 아르바이트에 전 회사의 하청일까지 맡는 굴욕도 불사하고 나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게 나아지지 않는 경제사정에 회사를 접으려 하지만, 영애를 믿고 따르는 두 직원 `박선호`(박선호), `박두식`(박두식)과 산호의 도움으로 계속 회사를 운영해나가게 된다. 그리고 결국 하청업체로 함께 일했던 영애에게 갑질을 했던 덕제가 영애와 전세가 역전된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하지만 영애는 갖은 횡포로 자신을 괴롭혔던 덕제를 품는 대인배의 면모를 보이며 `영원한 갑을관계는 없다`는 통쾌한 교훈을 남겼다.
이처럼 새로운 배경으로 변화를 꾀했던 시즌14는 ‘막영애’를 시즌1부터 지켜봤던 애청자들에게는 남다른 의미였다. 주연배우 김현숙의 출산 후 컴백 시즌으로 1년 동안이나 기다렸음은 물론, ‘김산호’(김산호)의 합류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산호는 앞선 시즌에 등장했던 ‘최원준’, ‘장동건’을 비롯한 ‘영애의 남자’ 라인업에서 가장 압도적인 인기를 끌었던 캐릭터. 무엇보다 외모 지상주의자였던 ‘모태 강남족’ 산호가 예쁘지 않은 영애와 ‘썸과 쌈’ 사이를 오갔던 과정, 그리고 사랑하게 되기까지의 내용을 충분히 납득할 수 있게 그려내며 디테일한 감정을 교류하고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런 지지에 힘입어 산호는 시즌6부터 시즌11까지 등장했고 제작진 측에서도 꽤나 공들인 인물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시즌12의 시작과 동시에 산호는 ‘혼수 갑질한 어머니 때문에 파혼’이라는 한 문장으로 영애의 과거 남자가 돼버렸다. 이전 시즌을 애청해온 사람이라면 의아한 대목이다. 앞선 시즌에서 산호의 부모님은 ‘부유하지만 경차를 타고 다닐 만큼 검소하며 허튼 곳에 돈 쓰는 것을 싫어하시는 분’이라고 표현돼왔다. 돈 밝히는 ‘강남 시댁’이라는 정형화된 공식에 대충 끼워 맞춰 산호를 ‘팽’ 한 느낌을 지울 수 없던 점은 시즌 12의 아쉬움으로 남았다.
무려 6개 시즌에 등장하며 누구보다 사랑받았던 캐릭터를 단순히 영애에게 미련만 남은 파혼남으로 치부한 느낌에 골수팬들은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이에 따라 산호가 영애의 마지막 남자와 이어주기 위한 매개체로 이용당하고 버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아닌 우려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 이번 시즌에서 가장 몰입을 방해하는 포인트로 과거 시즌과의 개연성 문제가 꼽히고 있는 만큼, 극적인 삼각관계를 구성하며 허술해진 캐릭터의 힘에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매 시즌 전 편과의 연결고리에 새로운 변화요소까지 걸어야하는 것이 시즌제 드라마의 숙명이자 제작진의 영원한 고민일 터.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과정과 결과는 없을 것이다. 다만, ‘막영애’를 이끌어온 주요 캐릭터인 산호와 새 캐릭터 ‘이승준’(이승준)의 입체적인 변화를 좀 더 세밀하게 가공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야 하는 만큼, 이제는 ‘누구와 연결되느냐’보다 ‘어떻게 연결되느냐’에 집중해야 될 때다.
‘막영애’ 팬들에게는 딜레마가 있다. 어딘가 나와 닮은 구석이 있는 영애의 행복을 바라지만, 그가 결혼하면 드라마가 완전 종영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바로 그것. 14개의 시즌을 지나오며 영애의 사랑은 늘 떠났고 힘든 현실에 고군분투했다. 이제는 ‘막영애’가 ‘마지막 사랑을 찾은 영애의 고군분투기’로 우리 곁에 더욱 오래 남아주길 바라본다.
블루뉴스 조은애기자 eu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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