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일 관계 정상화, 더 이상 미뤄선 안돼

일본 연립여당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가 엊그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친서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야마구치 대표는 “미래를 함께 이뤄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아베 총리의 의사를 친서와 함께 전했다. 친서에는 이달 말 또는 내달 초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 양국이 정상회담을 하자는 아베 총리의 제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한·일 정상회담 개최 문제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정부 내에서는 박 대통령이 정상회담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한·일 정상회담은 2012년 5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 간 회담 이후 3년 넘게 중단 상태다. 만약 성사된다면 박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리는 것이 된다.생각하건대 양국이 지금처럼 꼬인 관계를 지속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양국 간에는 북핵 문제를 비롯해 외교·국방·경제 분야에서 협력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특히 일본의 안보법제 개정과 관련해 양국은 군사·안보 분야에서 새로운 관계를 정립할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최근 타결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한국 가입 문제도 중요한 논의 대상 중 하나다.

물론 양국 간에는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과거사 문제가 여전히 걸림돌로 남아 있다. 일본 측의 전향적 자세 변화가 관건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양국이 과거에 갇혀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은 일단 정상 간 만남부터 성사시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양국이 쌓인 앙금을 풀고 관계 정상화에 나서는 초석을 닦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