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팅 고수들, 연습 도구도 '각양각색'

막대기, 수평계, 거울 달린 패널, 끈, 수건…
애덤 스콧이 9일 티샷 1시간 전 그린에 나와 캐디가 시계방향으로 늘어놓는 공을 하나씩 치면서 그린의 기울기와 스피드 등을 점검하고 있다. 이승재 한경매거진 기자 fotoleesj@hankyung.com
프로골퍼들은 퍼팅을 중시한다. 승부가 대부분 퍼팅에서 갈리기 때문이다. 세계 최강의 골프 고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9일 프레지던츠컵에 출전한 선수들은 드라이빙 레인지 샷 연습보다 그린 위 연습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눈길을 끈 것은 스윙 스타일만큼이나 다양한 보조도구를 이용한다는 점이다.

홀당 평균 퍼팅 수 세계 1위(1.699)인 조던 스피스(미국)는 가느다란 막대기를 홀컵 주변에 내려놓고 3~4m 정도의 쇼트 퍼팅 연습으로 몸을 풀기 시작했다. 평지 퍼팅이 똑바로 가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이후 그는 홀컵 주변 동서남북 1m 거리에 티를 꽂은 뒤 그 위치에서 짧은 퍼팅을 계속 시도했다. 내리막, 옆경사, 오르막 경사 쇼트 퍼팅을 동시에 연습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미남 골퍼’ 애덤 스콧(호주) 역시 공 6개를 홀컵 주변에 시계방향으로 늘어놓은 뒤 스피스와 비슷한 방법으로 360도 퍼팅 연습에 몰두했다. 다른 선수와의 차이점은 라디오같이 생긴 작은 수평계를 이용했다는 것. 땅의 경사가 얼마나 되는지를 측정하는 골퍼용 수평계다. 그린 경사에 맞춰 정확한 퍼팅 연습을 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패트릭 리드(미국)는 끈을 이용하는 스타일이다. 스틱 대신 끈을 묶은 티 두 개를 그린 위에 꽂은 뒤 끈과 평행하게 퍼터 헤드를 왔다갔다하는 직선 퍼팅 스트로크를 집중적으로 연습했다.루이 우스트히즌(남아프리카공화국)은 거울이 달린 얇은 패널을 이용해 연습했다. 눈이 그린 위의 공과 수직을 이루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보조 장비다. 퍼팅 때 눈과 공이 수직으로 정렬돼 있어야 방향성이 좋기 때문이다.

J B 홈스는 ‘배려형’으로 분류할 만하다. 그린 위에 얇은 수건을 깔아놓고 그 위에 올라서서 퍼팅을 연습했다. 홈스 측은 “그린 한 곳에서 오랫동안 퍼팅 연습을 하면 골프화에 그린이 파이기 쉽다”며 “다른 선수들이 연습할 때 지장받지 않도록 수건으로 그린을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