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기업] "기술경쟁력에 LS 미래 있다"…해저케이블 등 6대 핵심사업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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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0억원LS그룹은 연구개발(R&D) 속도를 높여 미래 성장을 이끄는 데 집중하고 있다.
LS그룹이 매년 핵심 설비 및 연구개발(R&D) 분야에 투자하는 금액은 약 8000억~9000억원이다. R&D가 회사의 중요 경쟁력 원천이라는 게 LS의 경영 방침이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지난달 경기 안양 LS타워에서 열린 R&D 성과 전시회 ‘LS 티페어(T-fair)’에서 “R&D의 속도를 높여 단순히 남들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가치를 창출해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R&D를 통해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신제품을 개발하고 세계 선진기업들과의 기술 격차도 극복하자”고 말했다. “LS 같은 기업 간 거래(B2B) 기업의 핵심이자 출발점은 R&D를 통한 기술 경쟁력에 있다”는 게 구 회장의 당부다.구 회장은 평소 R&D를 회사의 중요 경쟁력 원천으로 삼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매년 핵심 설비 및 R&D 분야에 투자하는 금액만 8000억~9000억원에 달한다. LS 티페어도 계열사의 R&D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연구 문화를 확산시키겠다는 취지에서 2004년부터 11년째 매년 열고 있다. 올해는 산업 플랫폼과 통찰력, 혁신 등으로 영역을 나눠 각 계열사의 다양한 핵심 기술을 전시했다.
6대 핵심 육성사업 키우는 LS
올해 LS는 주력 산업인 전기·전자, 소재 분야에 에너지 효율 기술을 접목한 신기술 및 신사업을 발굴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그룹 차원의 경영 목표를 세웠다. 특히 LS는 그룹 차원에서 미래 핵심 육성사업인 초고압 해저케이블, 전력기기, 전력시스템, 트랙터, 전자부품 등을 6대 핵심 육성사업으로 선정,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계열사마다 주력 사업 분야에서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기존 중동, 동남아 시장뿐만 아니라 유럽, 아프리카, 중남미, 중앙아시아 등으로 사업영역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LS전선은 지난 3월 동해 공장에서 길이 100㎞, 무게 6600t에 이르는 해저케이블을 실은 배를 카타르로 출항시켰다. 2012년 카타르 석유공사로부터 국내 전력케이블 사상 최대 규모인 4억3500만달러에 수주한 해저케이블 2차분이다. LS전선은 전력 제품의 본고장인 유럽 시장에 진입하는 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월 덴마크전력청과 2300만달러(약 250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3월에는 아일랜드 국영전력회사인 ESB네트웍스와 220㎸급 지중 케이블 독점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중국 2위 자동차회사인 둥펑차의 친환경차용 고전압 하네스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성과 내기 시작한 신사업LS산전은 지난 5월 이라크에 짓는 신도시의 전력 인프라 사업자로 선정돼 글로벌 시장에서 단일 계약으로는 사상 최대인 1억4700만달러(약 1604억원) 규모의 GIS(가스절연개폐장치) 변전소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특히 이라크 전력 인프라 시장은 지멘스, ABB 등 해외 기업이 독식하다시피해왔기 때문에 이번 수주는 의미가 남다르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LS산전은 올 하반기에도 이 같은 흐름을 이어 해외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LS산전의 해외 진출 프로젝트에 속도가 나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LS산전은 그동안 지멘스, ABB 등 글로벌 기업들이 독식하다시피해온 이라크 시장에 진출해 2011년 첫 사업을 수주한 이후 변전소, 스마트그리드 사업 등 전력 인프라 사업 대부분을 수행하며 지난해 기준 대(對)이라크 누적 수주액이 5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뿐 아니라 LS산전은 지난 3월 경기 안양 호계동에 전사 통합 연구소인 ‘LS산전 R&D 캠퍼스’를 구축하고 에너지 분야 R&D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산업기계와 첨단부품 사업을 맡고 있는 LS엠트론은 유럽 및 미국 등의 환경규제를 뛰어넘는 친환경 엔진을 장착한 트랙터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농기계 선진시장뿐 아니라 미국 중앙아시아 등 신흥국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기 위해서다. LS엠트론 전주공장은 지난해 트랙터 수출 2억달러(약 2197억원)를 달성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수출을 늘리겠다는 목표다.액화석유가스(LPG) 수입업체 E1은 미국에 지사를 설립하며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귀금속 생산 플랜트 업체인 LS니꼬동제련은 지난해 칠레 국영기업 코델코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지난 4월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총 면적 10만㎡ 규모의 공장이 2016년부터 가동되면 연간 금 5t, 은 540t, 셀레늄 200t 등을 생산할 수 있다. LS니꼬동제련은 이 공장을 기반으로 해외에서 성과를 낼 계획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