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의 가족 사랑…'하피첩' 공개

국립민속박물관, 내년 2월 특별전
국립민속박물관 관계자가 13일 다산 정약용이 만든 하피첩을 펼쳐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국립민속박물관 관계자가 13일 다산 정약용이 만든 하피첩을 펼쳐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병든 아내 낡은 치마를 보내, 천리 먼 길 애틋한 마음 부쳤네. (중략) 마름질하여 작은 서첩을 만들어서, 자식들 일깨우는 글귀를 써 보았네. 부디 어버이 마음 잘 헤아려 평생토록 가슴 깊이 새겨두기를.”(‘하피첩’ 서문)

다산 정약용(1762~1836)이 전남 강진에서 귀양 생활을 하던 1810년 아내가 보내준 치맛자락에 두 아들을 위한 당부의 말을 이렇게 적었다. 글귀가 적힌 치맛자락은 네 권의 책으로 만들어졌다. ‘노을처럼 붉은 치마로 만들어진 책’이란 뜻을 지닌 하피첩(보물 제1683-2호)이다.지난달 서울옥션 경매에 출품된 하피첩은 국립민속박물관이 7억5000만원에 낙찰받았다. 국립민속박물관은 13일 언론공개회를 열어 “보존 처리와 연구를 거쳐 내년 2월 일반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하피첩은 행방을 알 수 없는 한 첩을 제외한 세 첩으로 구성됐다. 하피첩에는 선비가 지녀야 할 마음가짐, 남에게 베푸는 삶의 가치, 삶을 넉넉하게 하고 가난을 구제하는 방법 등 다산이 자손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가치관이 담겨 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