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준혁 리더십' 통했다…넷마블, 게임차트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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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놨다하면 흥행질주
모두의마블·레이븐 등 앱마켓 10위권 포진
빠른 실행력으로 승부
매주 소통회의로 사업추진
해외 게임업체 M&A 가속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등 국내 앱마켓의 게임 부문 상위 10위권(매출 기준) 가운데 네다섯 개가 넷마블이 서비스하는 게임이다. 국내뿐만이 아니다. 최근 해외에서도 흥행작을 내기 시작했다. 지난 8일 일본에 출시한 레이븐은 1주일 만에 누적 다운로드 수 50만건을 돌파했다.넷마블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연타석 홈런을 날리면서 국내외 게임업계에서 벤치마킹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출시 게임마다 흥행몰이
넷마블은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선두주자다. 대표작인 모두의마블, 야구게임 ‘마구마구’, 모바일 RPG ‘몬스터길들이기’ 등은 PC 온라인게임으로만 서비스하던 장르를 모바일게임으로 대중화하는 데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2011년부터 모바일게임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RPG·캐주얼·스포츠·슈팅게임 등 다양한 장르에서 인기 게임을 내는 등 탄탄한 게임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넷마블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최강자로 자리매김하게 된 배경이다. 다수의 히트작을 보유하면서 선순환 구조를 갖췄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루 650만명에 이르는 게임 이용자 기반을 통해 신작 게임을 알리기가 쉬워졌기 때문이다.
○방준혁 의장의 힘
넷마블이 승승장구하는 배경에는 창업자인 방준혁 이사회 의장의 남다른 경영수완이 꼽힌다.방 의장은 2011년 6월 경영일선에 복귀하면서 PC온라인게임 중심이던 사업구조를 모바일게임으로 바꿨다. 스마트폰 대중화가 빨라질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예상은 적중했다. 2012년 2121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5756억원으로 세 배 가까이로 급증했다. 올해엔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철저한 시장분석도 성공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넷마블은 매주 화요일 오후 2시에 ‘트렌드 포럼’을 열고 있다. 이 자리에는 방 의장, 권영식 넷마블 대표 등 100여명의 임직원이 참석해 기존 게임의 개선점, 해외시장 진출 전략 등에 대한 정보와 의견을 자유롭게 교환한다.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내면 즉석에서 의사결정이 이뤄져 실행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는 게 내부 평가다.게임업계 관계자는 “모바일게임은 PC온라인게임에 비해 라이프 사이클이 짧아서 적시에 투자를 결정하는 리더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해외서도 성공 ‘신호탄’
넷마블은 해외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일본에 선보인 레이븐을 중국 등 세계 전역에 내놓을 예정이다. 미국 디즈니와 협업한 캐주얼 보드게임 ‘모두의마블 디즈니’를 비롯해 ‘세븐나이츠’ 등도 해외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넷마블은 최근 미국 모바일게임사 에스지엔을 1500억원에 인수하는 등 해외 게임업체 인수합병(M&A)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에스지엔은 캐주얼게임 분야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2위인 모바일게임 강자다. 북미·유럽 지역에서 인기를 모으는 쿠키잼, 판다팝 등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누적 다운로드 수 5억건, 월 이용자 수는 3000만명을 웃돈다.넷마블은 에스지엔과 손잡고 북미·유럽 게임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방 의장은 지난 7월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모바일 게임업계가 ‘규모와 스피드 경쟁’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해외 지식재산권(IP) 확보, 해외 게임업체 M&A 등으로 글로벌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