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영 "동유럽 화학시장 공략 본격화"

롯데케미칼, 우즈베크 가스전 화학공장 10년 만에 완공

우즈베크서 화학제품 만들어 인근 터키 등에 판매할 것
해외 생산기지 늘려 중국 압도…정밀화학 기업 M&A도 관심
롯데케미칼이 최근 준공한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가스 화학단지에서 생산한 화학제품으로 터키와 동유럽, 아프리카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값싸게 원료를 조달할 수 있는 해외 생산기지를 늘려 무서운 속도로 추격 중인 중국 기업들을 원가 경쟁력 측면에서 앞서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사진)은 1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청사진을 발표했다.

○터키·동유럽·아프리카 등 공략롯데케미칼의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단지는 한국 우즈베키스탄 양국 정상이 2006년 전략적 파트너십 양해각서(MOU)를 맺은 이후 10년 만인 이달 초 시험생산에 들어갔다.

이 프로젝트에는 총 38억9000만달러의 사업비가 투자됐다. 롯데케미칼은 이 중 3억3800만달러를 부담했다. 롯데케미칼은 이곳에서 생산한 화학제품으로 터키, 동유럽, 아프리카 등을 공략할 계획이다. 허 사장은 “1차적으로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터키와 동유럽이 공략 대상이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론 아프리카, 중국 서부 등에서도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의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단지는 천연가스를 원료로 화학제품을 생산한다. “원재료인 가스 가격이 석유화학제품의 원료인 원유보다 싸기 때문에 완제품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허 사장의 설명이다.

롯데케미칼은 이 단지처럼 원유 이외 원료로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설비를 해외에 잇따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범용 화학제품 분야에서 한국을 압도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미국 액시올사와 협력해 2018년까지 루이지애나에 에탄분해설비(ECC)와 에틸렌글리콜 생산설비를 짓기로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루이지애나 프로젝트의 예상 투자금액은 총 2조9000억원이다.○“구조조정, 기업에 맡겨야”

한국석유화학협회장을 함께 맡고 있는 허 사장은 최근 정부에서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석유화학산업의 선제적 구조조정과 관련, “중국발(發) 공급과잉으로 수급이 꼬여 있는 테레프탈산(TPA)은 큰 흐름에서 구조조정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각 기업들의 사정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실행은 기업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롯데케미칼도 울산에 있는 TPA 생산라인 두 곳 중 한 곳의 가동을 중단하고, 이곳에서 고부가가치 화학제품인 고순도이소프탈산(PIA)을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허 사장은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고부가가치 정밀화학(스페셜티 케미칼)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에 나설 뜻도 내비쳤다. 그는 “당장은 롯데케미칼이 강점을 갖고 있는 범용제품에 주력할 계획”이라면서도 “스페셜티 케미칼 기업 M&A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