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외국인 노동자 100만 시대…고용·인구정책 새 판 짤 때다

외국인 노동자가 100만명을 넘었지만 한국 사회의 폐쇄성과 정책 혼선 때문에 효과를 제대로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한경 보도(10월16일자 A1, 5면)다. 노동력 보충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외국인 정책에 일대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주노동자를 포함한 국내 외국인 거주자 수는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 8월 현재 182만명으로 10년 전(74만7000명)에 비해 2.4배가 됐다. 국내 총인구의 3.5%에 달한다. 20여만명으로 추정되는 불법체류자를 합하면 200만명이 넘는다. 2030년께는 5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외국인 노동자들은 그동안 저출산, 고령화, 저성장 사회에 접어든 한국의 취약점을 메워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정책이 단순 노동력 보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외국인에 배타적인 문화도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전문인력 유입과 한국 국적 취득자 수는 5년째 정체 상태다. 이미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공장은 물론 온 나라가 멈추게 돼 있는 게 현실이다. 우리 사회는 더욱 개방된 구조로 가야 한다. 외국인도 인종이나 출신국에 따라 차별하고 있는 현실을 우리가 깨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고용·인구정책의 큰 그림에 외국인 문제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 고용만 하더라도 정규직, 비정규직의 2분법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청년실업뿐 아니라 여성·중장년 고용문제 등 국내 문제도 산더미 같다. 외국인 고급인력과 전문인력의 유치까지 염두에 둔 새로운 고용·인구 정책이 필요하다. 독일이 난민을 받아들이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도 노동력 부족이라는 자국 내 문제가 있기 때문이었다. 당장 2017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든다는 한국이다. 노동력 부족 문제를 냉정하게 인정하고,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정부의 노력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