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급한 불 끌 수 있을 것"…나머지 조선사는 구조조정 더뎌

채권단, 대우조선에 4조 지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이 대우조선해양에 4조원을 지원하기로 한 데 대해 조선업계에선 “대우조선이 유동성 부족과 관련한 급한 불은 끌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18일 “대우조선에 긴급자금을 지원하는 것보다 하루빨리 매각해 은행관리체제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며 “힘들겠지만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본질적인 경쟁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성이 없는 은행이 조선사 경영을 맡으면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만큼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얘기다.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는 성동조선해양, STX조선, SPP조선, 대선조선 등에도 똑같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우조선을 제외한 이들 네 개 조선사의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총 7700여억원이다. 금융당국과 국책은행은 이들 조선사에 각기 다른 방식의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지만 시장에선 미진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퇴출만 지연시켜 다른 조선사까지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출입은행은 삼성중공업과의 경영협력 협약을 토대로 성동조선을 정상화해 조속히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성동조선 정상화까지는 앞으로 최장 4~5년가량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수출입은행이 관리하고 있는 대선조선은 여객선 등 소형 선박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독자 생존을 모색 중이다. 우리은행이 관리 중인 SPP조선은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신규 수주를 중단한 상태다.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을 맡고 있는 STX조선은 아직 처리 방향이 결정되지 않았다. 현대중공업에 위탁경영하는 방안 등이 거론됐지만 해양플랜트 손실 등으로 현대중공업의 사정도 여의치 않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STX조선에 대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 회생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규/도병욱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