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성장 무너진 중국] "중국 성장엔진 고장" vs "서비스업 호조 주목"

중국 경기 논쟁 가열

"경착륙 가능성 더 커졌다"
"소비중심 경제로 전환 중"
중국의 3분기 경제 성장률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WSJ는 “성장엔진이 고장났다”고 논평한 반면 FT는 “서비스업의 견조한 성장세를 주목할 만하다”고 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평가도 엇갈린다. 3분기 성장률에 대해 상반된 평가가 나옴에 따라 중국의 경기 둔화를 둘러싼 논쟁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그동안 글로벌 IB들은 중국 경제가 일본식 장기 불황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일본 다이와증권의 케빈 라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시장이 중국 경제에 대해 ‘연착륙이냐, 경착륙이냐’를 놓고 논쟁 중이지만, 중국의 선택은 경착륙과 금융위기 둘 중 하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중국 기업들의 해외 부채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달러화 강세가 가속화되면 중국 경제가 위기에 봉착할 것으로 내다봤다.빌럼 뷔터 씨티그룹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가능성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며 “중국 경제의 경착륙이 2년 안에 세계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중국 경제 위기론’이 지나치게 부풀려진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8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경제성장 모델을 투자 중심에서 소비 중심으로 바꾸는 데 어려움이 없을 수 없다”며 “우리는 지금 중국 경제의 대대적인 전환을 목격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경제 회복세가 최근 약해지고 있지만 내년에는 (반등의) 모멘텀을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영국의 경제평론가이자 ‘자본주의 4.0’의 저자인 아나톨 칼레츠키는 최근 인터넷 사이트 프로젝트신디케이트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중국 경제 위기론은 그릇된 기대감을 키운 뒤 현실을 그에 끼워 맞추려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경향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IB들이 중국 경제에 지나치게 높은 기대를 걸었다가, 그 기대가 충족되지 않자 중국 경제 위기론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것이다.그는 “중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약 10조달러로 2005년 대비 5배로 급증했다”며 “이 정도 규모의 경제가 과거와 같은 7% 이상의 성장세를 지속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