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소비] 발레 '라 바야데르', 황홀한 군무에 '엄지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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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발레단이 오는 27일부터 내달 1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라 바야데르’ .
가을은 사색의 계절이다. 사색의 깊이를 더하는 데 예술이 빠질 수 없다. 깊어가는 가을, 공연장이나 미술관을 찾아 인생의 의미를 곱씹어 보고 메마른 감성을 채우는 것은 어떨까. 백색 발레의 정수로 꼽히는 유니버설발레단의 ‘라 바야데르’부터 비극적 사랑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랑스 공연팀 내한공연, 브람스 교향곡 연주로 정평이 난 쾰른 서독일 방송교향악단 내한공연 등의 작품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시행 중인 ‘공연 티켓 원플러스원(1+1)’ 관람료 지원사업으로 저렴한 가격에 좋은 공연을 골라 볼 수도 있다. 이번주와 다음주에 볼 만한 공연·전시·영화를 소개한다.

<공연>국립극단 연극 ‘키 큰 세 여자’

미국 작가 에드워드 올비가 쓴 ‘키 큰 세 여자’는 고집 세고 까다로운 90대 노인의 인생을 재치 있게 그려낸 작품이다. 귀족적이고 자존심 강한 90대 노인 A, 50대 중년 간병인 B, 20대 젊은 재산관리인 C를 통해 다사다난한 한 여성의 인생을 돌아본다. 7년 만에 한 무대에 선 연극계의 대모 박정자와 손숙의 호흡이 일품이다. ‘늙어가는 것’에 대해 고민하는 40~50대 중년 여성에게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오는 25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쾰른 서독일 방송교향악단 내한공연

핀란드 출신 거장 지휘자 유카 페카 사라스테가 이끄는 쾰른 서독일 방송교향악단이 처음으로 한국에 온다. 1947년 창단한 이 악단은 이번 공연에서 이틀에 걸쳐 대표 레퍼토리인 브람스 교향곡 전곡(1~4번)을 들려준다. 브람스 연주로 정평이 난 오케스트라다. 성남아트센터 개관 1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다. 22~23일, 경기 성남아트센터.

유니버설발레단 ‘라 바야데르’인도의 황금제국에서 벌어지는 무희와 전사, 공주, 승려의 사랑과 배신 이야기를 다룬 화려한 대작이다. 1막에서는 사원의 아름다운 무희 니키아와 젊은 전사 솔로르가 사랑에 빠져 아름다운 2인무를 보여준다. 2막은 화려한 인도 궁전을 배경으로 궁중 무희의 부채춤, 전사들의 북춤, 황금신상의 춤 등 다양한 무대가 펼쳐진다. 3막에서 32명의 무희가 추는 망령의 군무는 ‘백색 발레’의 정수로 꼽힌다. 27일~11월1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전시>

노화가의 색채 마술…‘문학진 개인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자 서울대 미대 명예교수인 문학진 화백(91)이 오는 31일까지 서울 사간동 현대화랑에서 개인전을 연다. 문 화백은 현대식 미술교육을 받은 1세대 작가로 1950년대 아카데믹한 화풍에서 벗어나 반추상화 형식의 작품 세계를 선보여 주목받았다.

‘망백(望百)의 열정’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소녀의 이미지가 담긴 인물화를 비롯해 정물화, 사물의 형태를 변형한 반추상화, 색종이의 콜라주 등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 작업한 30여점을 걸었다. 파블로 피카소와 브라크의 입체파 같은 그림들로 안정된 구도와 차분한 색감이 특징이다. 정물화에서는 봄날 순식간에 꽃이 활짝 열리듯 선명한 생명감을, 청순한 소녀의 모습에서는 몽환적이고 명상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02)2287-3591

<영화>

‘비밀’

살인자의 딸, 그녀를 키운 형사, 비밀을 쥐고 나타난 의문의 남자. 악연으로 맺어진 세 사람이 만나며 벌어지는 미스터리 드라마다. 죄와 벌의 의미와 복수와 용서에 대한 딜레마를 깊이있게 성찰했다. 외동딸을 잔혹하게 살해한 살인마가 사형을 선고받았다면 그를 용서할 수 있을 것인지, 씻을 수 없는 죄에 대한 벌의 양형이 합당한 것인지, 살인자의 딸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 있을지 등 철학적인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김유정 성동일 손호준 주연. 박은경·이동하 감독.

김경갑/유재혁/김보영/고재연/선한결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