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혈압도 돈 되는 정보…바이오 빅데이터 시장 잡아라"

뉴로게이저·템프드롭 등 기기·서비스 개발 박차
정보기술(IT) 기업 IBM은 최근 의료 영상업체 머지 헬스케어를 10억달러에 인수했다. 머지 헬스케어는 엑스레이,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의 의료기기로 촬영된 약 300억개의 의료 영상정보를 보유한 회사다. IBM은 현재 개발 중인 슈퍼컴퓨터 왓슨을 활용해 머지 헬스케어의 영상정보로 개인별 맞춤형 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바이오 빅데이터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세계 각국 기업들은 체온, 심박수, 유전자, 뇌 정보 등 이른바 돈이 되는 바이오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기기와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이스라엘에 본사가 있는 템프드롭은 체온 정보를 취합하고 분석하는 기기와 서비스를 개발했다. 체온 변화를 통해 가임 기간을 알려주는 것이다. 여성은 배란 이후 체온이 약간 상승하기 때문에 배란 시기를 체온 변화로 예상할 수 있다. 일본의 진스는 스마트 안경을 선보였다. 이 안경으로 안구 움직임을 측정해 피로 정도를 알려준다.

바이오 정보는 인간의 몸과 관련된 모든 정보다. 센서 기술과 진단 기술이 발전하면서 유전자, 뇌, 혈당 등 보다 다양한 바이오 정보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방대한 정보를 빠르게 수집·분석하는 빅데이터 기술까지 발전하면서 바이오 정보가 무궁무진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약 85만명의 유전 정보를 확보하고 있는 미국의 유전자 검사기업 23앤드미는 신약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기존 신약 개발은 임상시험 대상 환자를 모집하고 시험을 진행하는 데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23앤드미 측은 이미 확보한 유전정보 분석을 통해 임상기간과 비용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유전자 분석기업 디엔에이링크가 다국적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유전체 정보 분석 계약을 맺고 바이오 빅데이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뇌 정보 분석 서비스를 개발한 뉴로게이저도 뇌 관련 빅데이터 사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흥열 뉴로게이저 대표는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연구를 할 수 있다”며 “신약을 개발하는 제약사나 치료법을 연구하는 병원 등을 타깃으로 하고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