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욱의 글로벌 숨은뉴스 찾기] 불협화음도 화음, 미국 대표 트리오

워싱턴 · 월스트리트 · Fed(연방준비제도 이사회). 누가 봐도 미국스러운(?) 느낌을 강하게 풍기는 주체들이나 우리가 알고 있는 이들 간의 상호연관성은 사실상 ‘신비감’과 연결이 된다. 이들은 과연 어떤 역사를 갖고 있으며 지금까지 미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에 있어서 어떤 역할을 분담해 온 관계일까?

먼저 ‘달러’ 라는 기축통화를 발행하는 동시에 글로벌 경제패권을 장악한 미국은 사실상 빚쟁이다. 매년 이 맘 때쯤이면 미국의 ‘디폴트’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각종 장단기 국채를 발행해서 기존 채무를 상환하고 아직 만기가 남은 채권의 해당자금을 변통하는 식으로 미국은 ‘돌려막기’를 수 십 년 째 이어가고 있다.



현재 채권발행을 통해 조달할 수 있는 미 정부의 합법적 부채한도는 18조1129억7500달러(약 2경 513조원)로 사상최대 수준이지만 이나마도 11월 3일이면 더 이상 돌려막기가 불가능해지는 한계에 도달하기 때문에 자금 조달의 길이 막히는 ‘기술적 디폴트’에 돌입하기 전에 워싱턴 의회에서 이 한도를 상향해 주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미 정부와 긴밀하게 손발을 맞추는 것이 바로 Fed(연방준비제도 이사회)다. 미 재무부는 국채를 발행해서 자금을 마련하는데 여기에 도매상 역할을 하는 것이 Fed, 그리고 이를 받아서 소매로 유통시키는 것은 바로 월가의 대표 금융사 12개사로 구성된 ‘프라이머리 딜러’ 들이다. 현재 Fed 가 보유한 미 국채규모는 2조4620억달러(약 2776조 5천억원)이며 중국 · 일본 등이 각각 1 ·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미국채 보유량은 주권국가 기준 17위권 이다. 지난 3분기 중국의 경착륙 우려와 지표부진이 한창이었던 가운데 중국이 금리와 지불준비금을 공격적으로 인하하면서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해당기간에 중국의 골칫거리인 부동산 부실채권이나 지방정부채가 아닌 미국채 보유량을 늘린 것이 인상적이다. 이런 미국채는 앞서 언급한 워싱턴 · 월스트리트 · Fed(연방준비제도 이사회) 미국 대표트리오의 활약에 힘입어, 누가봐도 빚더미에 올라 앉아있는 미국 채권은 이렇게 오히려 빚을 내서라도 반드시 챙겨야할 안전자산으로 대접받게 되었다. 게다가 지난 금융위기 이 후 Fed가 매입하여 시중에 달러화를 풀어주는 중요한 보증수단으로 활약을 해 왔다.







미국 내에는 ‘Plunge Protection Team(폭락방지 대책반)’이 존재한다. 구성원과 활동내역이 공개되지 않지만 `Market Group(마켓 그룹)‘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으로 보아 분명히 시장에서 활동하는 기관임에 틀림이 없다. 이들은 금융시장에 불씨가 출현할 때 마다 돈을 싸 들고 와서 이를 진화하는 역할을 해 왔는데 최근에는 오히려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최근에는 ‘유로존 폭락방지 대책반 구인광고’가 등장해서 이제 이들이 ‘다국적’으로 영역을 넓히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월가의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이는 골드만삭스 출신 총재가 이끄는 ECB의 다분히 ‘Americanized(미국스런)’된 최근 유동성 확대 의지와 시장의 화답에 연결된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불협화음도 화음이고, 엇박자도 음악이며 여기다가 요즘 반주는 ‘중국’에서 담당한다는 점에서 ‘중국 경제둔화 우려’라는 뉴스 제목을 보고도 결국 ‘싼타랠리’를 떠올리는 시장참여자들의 역설적인 심리는 어쩌면 ‘미증유’의 투자전략으로 진화하는 과정인 것이다.



김희욱 한국경제TV 전문위원 hwkim2@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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