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여파로 주택가 상권 주목…투자비 적게 들고 고정수요 탄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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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 능동에서 본초불닭발 군자역점을 운영하는 장범진 점주(28)는 “주택가 상권에 자리 잡은 소형 매장에서 월 2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집 근처에서 닭발에 소주를 먹는 남성들이 주고객”이라고 말했다.이 매장 매출의 40%는 배달과 포장 매출이다. 장 점주는 “경쟁이 치열한 치킨보다는 식사 후 안주로 먹기 좋은 닭발을 선택한 것이 성공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주택가 상권은 고정 수요가 탄탄하기 때문에 상권의 특징과 잘 맞는 업종을 선택하면 꾸준한 매출을 낸다는 장점이 있다. 지역 밀착 마케팅과 메뉴 개발이 더해지면 매장의 크기가 작아도 상당한 매출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닭발집 외에도 도시락, 프리미엄 김밥, 버거&치킨 등이 주거밀집 지역에 적합한 소점포 창업 아이템이다.
주택가 상권은 점포 임대보증금 및 권리금, 월세 등이 높지 않아 소자본 창업에 유리하다. 주택가 상권의 소형 점포는 보증금이 낮아 대부분 상가임대차보호법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임차 건물의 경매 또는 공매시 우선변제권이 있고, 임대료 증액 청구에 대해서도 보호받을 수 있는 것이다.주택가 상권은 보통 부부나 가족 등 두세 명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불황에는 인건비와 고정비 등을 절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장모족발 인천논현점을 운영하는 박민희 사장(23)은 39.6㎡ 규모의 포장배달 전문매장을 아버지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홀에는 2~4인용 테이블 5개가 있다. 월 매출은 3000만원, 순수익은 25% 수준이다.
배달 서비스 강화 등 지역밀착 마케팅도 필수다. 주택가에서는 단골 확보가 승패를 가른다. ‘식신핫플레이스’나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맛집추천앱이나 배달앱 등을 활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앱에 등록해 배달서비스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강병오 중앙대 교수(창업학 박사)는 “요즘 같이 경기가 어렵고 상황이 불확실할 때는 투자비와 유지 운영비가 적게 들고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주택가 상권의 창업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택가라도 주변에 백화점과 할인점 등 대형 유통기업이 있으면 단골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