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 둔화 '불똥'…국내은행, 중국 순이익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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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여신 늘고 수차례 금리인하로 NIM 급감현지 공장을 둔 제조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국내 은행들도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기 둔화로 부실 여신이 늘고 있는 데다 잇따른 금리 인하로 순이자마진(NIM)도 떨어지고 있어서다.
올 상반기 순이익 5020만弗…전년비 42.4%↓
"성장 가능성 크다" 베트남 점포는 19개로 확대
해외 점포 총자산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 사업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국내 은행이 해외 점포에서 벌어들인 돈은 전체 순이익의 10%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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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11개 국내 은행들은 올 상반기 중국에서 5020만달러(약 566억2560만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8720만달러) 대비 42.4% 급감한 수치다. 중국 인민은행의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하로 NIM이 하락한 가운데 중국 경기 둔화로 부실 여신이 늘어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인민은행은 경기 부양을 위해 작년 11월 이후 지난 23일까지 총 여섯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중국 시장에서의 국내 은행 NIM은 지난해 2.06%에서 올 상반기 1.93%로 떨어졌다.부실채권비율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13년 말 0.6%에서 지난해 말 1.1%, 그리고 올 상반기 1.3%로 계속 오르고 있다.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지난해 상반기 264만달러에서 올 상반기 368만달러로 39.4% 늘었다.
○‘포스트 차이나’ 베트남으로
국내 은행의 해외 점포(중국 포함)가 올 상반기 거둔 순이익은 모두 3억7760만달러(약 4260억원)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거둔 전체 순이익의 10.6%에 그쳐 국내 은행들은 여전히 수익의 대부분을 안방에서 벌어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지역별로는 국내 은행의 일본 지역 점포들이 3240만달러의 순이익을 올려 전년 동기(970만달러) 대비 234%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베트남에서도 올 상반기 4560만달러의 순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1960만달러) 대비 132.7% 늘었다. 임채율 금감원 은행감독국 부국장은 “일본과 베트남 지역에선 기업여신 손실이 예상보다 적어 충당금이 환입되면서 순이익이 좋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 해외 점포 순이익이 9590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올 상반기 신한은행 전체 순이익의 14.2% 수준이다.올 상반기 기준 국내 은행은 모두 37개국에 163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아시아 지역이 108개로 전체의 66.3%를 차지했다. 유럽(13.5%)과 북미(12.3%)가 뒤를 이었다. 단일 국가 기준으로는 베트남에 가장 많은 점포(19개)를 냈다. 중국(14개)에 비해 5개가 많았다. 중국의 경기 둔화가 본격화된 지난해부터 중국 점포를 줄이고 성장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큰 베트남 등 동남아에 신규 점포를 내려는 은행이 많아진 추세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