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한민국 해군 관함식서 확인한 '해군 사랑'

광복 70주년·해군창설 70주년 기념
부산 앞바다 뜨겁게 달군 관함식
국민 사랑받는 해군으로 거듭나야

김태우 < 건양대 교수·해군발전자문위원장 >
김 태 우 건양대 교수 해군발전자문위원장
지난 19일 부산 앞바다에서 관함식이 펼쳐졌다. 건국 50주년인 1998년과 건국 60주년인 2008년에 이어 광복 70주년 및 해군 창설 70주년을 기념하는 세 번째 관함식이 거행된 것이다. 2011년 ‘아덴만 여명’ 작전의 주역이었던 최영함 갑판에는 수백명의 초청 인사와 부산 시민들이 모였고, 상갑판에 마련된 사열대에는 해군 수뇌부가 자리를 잡았다.

팡파르와 함께 최영함은 해군작전사령부 부두를 떠나 광안대교와 동백섬을 지나 해상 사열을 받을 앞바다로 향했다. 사열의 선두는 독도함이었다. 국내 기술로 건조해 2007년 진수한 독도함은 1만4000t급 수송함으로 8대의 헬기를 탑재한다. 독도함 갑판에 도열한 장병과 최영함의 지휘관들이 기립자세로 거수경례를 교환하자, 지켜보는 시민들의 가슴은 벅차올랐다. 이어서 율곡이이함, 왕건함, 양만춘함, 경기함, 천왕봉함, 태평양1호함, 전남함 등이 차례로 나타났다. 율곡이이함은 국내에서 건조한 3척의 이지스함 중 하나다. 7600t급 구축함으로 2012년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정확하게 추적했다. 왕건함은 한국 해군이 보유한 6척의 4400t급 구축함 중 하나이며, 전남함은 1999년 제1차 연평해전에 참전했던 1500t급 호위함이다. 천왕봉함은 4900t급의 대형 상륙함이며, 태평양1호함은 관함식에 참가한 3000t급 해경 함정이다.130t 참수리급 고속정들의 돌격기동 시범과 잠수함들의 ‘긴급 부상’ 시범이 펼쳐졌고, 유도탄고속함도 선보였다. 2002년 제2차 연평해전 시 참수리급 고속정 357정은 북한군의 야비한 선제공격으로 침몰했고, 윤영하 정장을 비롯한 6명의 장병이 희생됐다. 유도탄고속정은 참수리정 후속함으로 개발한 400t급 신예 함정으로 대함유도탄, 76㎜ 함포, 40㎜ 2연장포 등을 갖추고 있으며 최대 속도가 시속 74㎞에 달한다. 현재 18척이 건조돼 영해 수호에 임하고 있는 이 함정들은 희생된 장병들의 이름을 따 윤영하함, 조천영함 등으로 명명됐다.

대잠작전과 대함작전의 시범도 이어졌다. 링스 헬기가 디핑소나를 투하하고 대잠초계기 P-3C가 적 잠수함을 향해 어뢰를 발사했다. 헬기가 발사한 시스쿠아 미사일이 해면을 스치면서 날아가 적함에 명중하자 시민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CH-47 치누크 헬기, UH-60 블랙호크 헬기, 통영함 등이 동원된 해난구조 시범에 이어 특수전 상황도 재현됐다. 23일까지 계속된 이번 행사에서는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로날드 레이건호까지 참가한 가운데 정박 사열이 있었고, F-15K 등 공군기들도 동원됐다.

관함식을 관람한 인사들은 하나같이 진한 애국심을 느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본이 항공모함을 만들어 태평양을 지배하던 시절, 자전거도 만들지 못했던 대한민국이 아니었던가. 그랬던 우리가 세계 14위 경제대국으로 성장, 2차대전 이후 독립한 140여개 나라 중 유일하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으로서 원조를 제공하는 나라가 됐으니, 이를 두고 ‘현대사의 기적’이라 함은 과장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우리 손으로 건조한 함정들의 위용과 도열한 해군 장병들의 늠름한 모습에 감동받아 눈물을 흘린 사람이 많았다. 관함식을 계기로 국민에게 더욱 사랑받는 해군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김태우 < 건양대 교수·해군발전자문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