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의료한류 호기 살리려면 법·제도 재정비해 지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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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인생
기고 / 오병희 한국국제의료협회장·서울대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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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이면 8조달러에 이를 세계 헬스케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여러 국가가 전쟁을 벌이고 있다. 상품 자원 기술 문화 등의 국제 교류가 활발한 시대다. 헬스케어 사업 선도국가와 후발국가 간 기술 격차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중국의 기술과 자본은 한국을 바짝 뒤쫓고 있다. 태국, 인도 등은 세계 웰니스 헬스케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이들 나라는 우리보다 의료기술은 뒤처지지만 값싼 임금과 천혜의 관광자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무기로 삼고 있다.글로벌 무한경쟁 상황에서 한국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력자원을 확보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세계 어느 나라의 젊은이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우리 청년들이 지적 능력과 도전정신, 끈기와 성실함을 바탕으로 헬스케어 사업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의료통역사, 국제진료 코디네이터, 병원전문 마케터 등의 직종을 제도적으로 정착시키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들을 전문적으로 양성하고 수련하기 위한 교육기관과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전문인력이 적재적소에서 각자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사업 수행기관과 연계시켜 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2009년 외국인 환자 유치사업을 시작한 이래 올 상반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를 통해 1조500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주요 대학병원이 중동에 진출하고 전문병원 등이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 진출하는 등 19개 나라에 125개 의료기관이 진출했다. 의료 한류의 밝은 미래를 보여준다.
글로벌 헬스케어 사업은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이 적절히 균형을 이뤄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이룬 양적 성장 외에 질적 성장이 필요하다. 건전한 시장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적절한 규제와 지원의 균형이 절실하다. 외국인 환자들의 안전 및 권리를 보장하는 것도 필수다. 사업 수행기관에 실질적 지원이 이뤄져야 하고 전문인력 양성과 취업을 위한 제도도 마련돼야 한다.
변화 속도가 빠르고 국제 정세에 민감한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국가 간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여기저기 흩어진 규정을 하나로 모으고 부족한 부분은 새로 제정해 관리해야 한다. 국익 창출과 국가 이미지 제고는 물론 우리 청년들의 일자리 마련에 기여할 수 있는 글로벌 헬스케어 사업 질적 성장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조속히 마련되기를 기대해본다.